확장팩: 어둠땅에서부터 와우는 오랫동안 그냥 놔두었던 컨셉 하나를 구체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와우의 세계관에서 많은 존재들이 누군가의 의지에 의해서 탄생하게 되었다. 현실의 인간이 태어난 목적은 종교에서는 신의 의지지만, 과학적으로 본다면, 환경에 대한 적응의 산물이다. 과학적 사고에 의하면 우리의 목적은 딱히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안다면, 그리고 그 목적까지 정해져 있다면, 그 존재들은 꼭두각시일까? 아니면, 자아를 가진 존재일까? 플레이어는 이 의문을 어둠땅에 있는 불멸의 도시 오리보스에 도착하면서 다시 떠올릴 수 있게 된다. 이 도시는 목적을 갖고 창조된 존재들에 의해서 운영되고 관리된다.

오리보스에는 두 가지 종족이 있다. 하나는 '따르는 자'이며, 다른 하나는 '중개자'이다.

따르는 자는 오리보스에서 태어났고 목적의 길에 따라 산다. 목적은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결정한다. 오리보스에서 볼 때 따르는 자들은 꼭두각시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이들의 목적은 종교적 신념에 가깝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주어진 목적을 종교적인 가치로 승화시켰다.

중개자는 오리보스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어둠땅의 끝없는 창공 사이의 어느 바지선에서 시작했다. 이들은 많은 곳을 떠돌았고, 정보를 거래하며 살게 되었다. 중개자는 자신들이 태어난 목적을 모른다. 이들은 상업적인 이득과 과학적인 사고를 한다. 이들은 탐욕스럽게 정보를 수집한다. 그 정보 수집의 욕망은 어둠땅의 영역을 넘어선다. 중개자 중 한 명인 알피림은 결국 세상의 진실과 자신들의 세계 깊숙이 숨겨진 근원까지 다가가는데 성공한다.

아제로스의 존재들은 신이 없이 살아가느 존재지만, 어둠땅의 존재들은 자신들의 신을 항상 바라보며 살고 있다. 중개자 알피림이 찾아낸 근원적인 장소는 제레스 모르티스라는 곳으로 어둠땅의 신이 탄생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 신은 생물학적인 모습이 아니라 기하학적인 모습으로 탄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계가 깨어지기 쉽고, 붕괴하기 쉬운 구조를 가졌으며, 신을 창조하는 신들의 신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이해타산과 학자적인 면모를 가진 중개자조차 제레스 모르티스에서는 신앙에 빠진다. 알피림은 끝까지 회의적인 학자로 남아 플레이어에게 세상의 모습에 대해서 알려준다.

오리보스의 두 종족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에 목적이 있고, 신이 있었을 때의 모습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진행해준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다소 어렵고, 추상적이었다. 그런데 확장팩: 용의 섬이 나오면서 이 부분의 반쪽이 채워진다.

어둠땅은 세계관의 관점에서 신과 목적,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면, 용의 섬에서는 좀 더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가 진행된다. 주요 부분은 같다. 우리를 창조한 존재가 있고, 그 존재는 목적을 미리 정해두었다. 하지만 우리가 그 목적에 맞지 않고, 우리를 창조한 존재가 옳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의 존재는 존중받을 수 있는가란 의문이 생긴다.

플레이어는 이 의문을 드랙티르의 모험으로 경험하게 된다.

드랙티르는 강력한 정예병으로 이제까지 네파리온이 만들려고 했던 오색용군단이나, 황혼의 용군단과는 비교할 수 없이 안정된 존재이다. 이들은 원소의 4가지 힘과 비전의 힘을 다루며, 주문을 영창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 또 하늘을 날 수 있고, 훈련된 조직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드랙티르는 필멸자처럼 자아를 갖고 있고, 자신의 운명에 저항할 수 있었다. 넬타리온은 이 저항을 결함으로 보았고, 완벽하게 통제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시도가 실패하자, 드랙티르를 감금했다.

풀려난 드랙티르는 자신들이 믿고 따르던 넬타리온이 자신들을 버렸고, 타락했으며,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들의 웨이른도 라자게스에 의해 해체되어 흩어지게 된다. 

드랙티르는 마치 어린아이 퇴역군인 같은 모습으로 세상에 풀려난다. 이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과거의 의무와 목적 때문에 고통받는다. 일부는 이 차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적으로 돌아선다.

하지만 남은 이들은 어둠땅에서 부터 이어진 이야기의 해답을 준다. 풀려난 드랙티르들은 세상을 경험하면서 그림도 그리고, 요리도 하고, 낚시도 하면서 즐거워한다. 자기 자신이 진짜로 하고 싶은 일들을  찾고, 다른 드랙티르 뿐 아니라 사회적인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나선다.

따르는 자와 중개자, 드랙티르와 용들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꽤 오랫동안 여러가지 게임을 했지만, 이전까지는 느껴보지 못한 삶의 무게와 희망이 느끼는 중이다. 한 쪽으로는 스펙과 딜 수치와 쐐기에 집중하는 효율성 게임의 한 쪽에 이런 스토리가 있다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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