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로스와 꿈, 그리고 눈

Posted by 크라그 여러가지 설정들 : 2019. 3. 24. 02:39

아제로스와 꿈, 그리고 눈

꿈과 깨어남

살게라스가 영원의 샘에서 튕겨져 나갈 때, 환영을 하나 더 봅니다. 살게라스는 튕겨져 나가는 대신에 아제로스의 지하 깊숙한 곳으로 이동하고 거기서 잠자고 있는 아제로스의 한쪽 눈을 봅니다. 그리고 그 눈에 매료되었다고 나옵니다. 살게라스는 살게라스의 홀을 만들고, 그 지팡이의 끝에 아제로스의 눈을 상징하는 보석을 박습니다.

이 이야기는 군단의 흑마 유물무기의 이야기에 담겨 있습니다. 와우라는 게임에서는 '눈'은 매우 다양한 요소로 활용됩니다.

눈은 잠 그리고 꿈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공허의 하수인들이 플레이어에게 눈 앞의 운명, 다가올 운명을 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오그모트의 일지에도 눈동자에 대한 묘사가 여러번 나옵니다. 와우에서 눈이 먼 자들은 다른 것을 봅니다. 어둠 속에서 환영이나 예언을 하게 됩니다. 악마사냥꾼의 경우는, 필멸자의 세계를 보는 눈을 버리고, 죽은 자와 애초부터 살아있었던 적이 없는 존재를 볼 수 있는 시야를 얻었습니다. 이세라도 꿈을 통해서 미래의 비전을 봅니다. 하지만 대격변 때 깨어난 이세라는 자신이 깨어있는지, 잠들어있는지 구분하기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하지 못합니다.

꿈은 눈을 감은 채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보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꿈은 와우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살게라스가 티탄인 시절 처음으로 찾은 잠자는 세계의 영혼은 악몽에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아제로스의 티탄 영혼 역시 아직 잠들어 있습니다. 아제로스의 영혼은 꿈을 꾸고 있고,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플레이어는 아제로스가 꾸는 꿈을 대변자인 마그니를 통해서 보게 됩니다. '겁에 질린 세계의 속삭임'에서 교감의 전당을 찾는 플레이어는 아제로스의 악몽이 실체화된 존재와 맞서게 됩니다.

고통의 결정체, 겁에 질린 세계의 속삭임 퀘스트에서:
죽음의 진정한 얼굴을 보아라! 다가오는 종말을 느껴라!
육신의 고통은 잠깐일 뿐, 진정한 고통은 영원하다.
넌 눈이 멀었다. 내가 그 눈을 뜨게 해 주마.
이제 세계의 심장은 영원히 박동을 멈추리라!
그 배짱도 사라지리라.

고대신, 요그사론과 느조스도 꿈을 꿉니다.

사라, 요그사론 전투 전:
나는 살아 있는 꿈이다.

느조스, 잘아타스 퀘스트 중에서:
난 네 운명을 꿈꾸었다.

그리고 지겹게, 플레이어가 눈이 멀었다는 소리를 계속 듣게 됩니다. 일기노스는 줄기차게 선물을 준다고 하더니, 플레이어는 결국 잘아타스의 꾀임에 빠져 느조스의 선물을 받게 됩니다. 느조스의 선물의 설명을 보면, 만물을 꿰뚫어보는 느조스의 관심을 받았다고 나옵니다. 진실을 보는 눈에 대한 묘사도 와우에 자주 보입니다.

여군주 데스위스퍼, 얼음왕관 성채에서:
여기까지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은 네가 앞 못 보는 저주에 걸린 이 세상에서 진정한 눈을 가진 몇 안 되는 자이기 때문이다.

느조스, 잘아타스 퀘스트 중에서:
잠들었던 모든 것들이... 깨어날 것이니라.
나의 선물을 받고, 내가 보여주는 진실을 보거라.

느조스의 선물이 보여주는 설명이 잘 이해가지 않는다면, 요그사론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요그사론은 감옥에 갇혀 있었지만, 여러가지를 보고 있습니다. 위상들이 용의 영혼을 만드는 장면, 린 국왕이 가로나에게 죽는 장면 그리고 볼바르가 아서스 리치 왕에게 고문 받는 장면. 느조스 역시 이런 식으로 무언가를 계속 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실이 아직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느조스가 갇혀 있는 망각의 절벽에서 진행하는 선조 웨인의 퀘스트를 끝까지 하면 나타나는 '공허에서 태어난 승천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공허에서 태어난 승천자, 티끌만한 우주의 진실 퀘스트에서:
태초에 위대하고 끔찍한 진실이 있나니, 나는 그 전령이다. 내 설교를 듣고 네 끝없는 부조리를 깨닫거라.
부정한 존재! 그것이 각성(awakens)하는 순간 너는 영원을 알게 되리라. 그리고 무너지게 되리라!
너는 저 세계를 들여다보았다. 이제 만물을 진실된 모습으로 보게 되리라.

와우는 마음이 매우 중요합니다. 와우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광신이나 연민, 희생의 마음을 품으면 빛의 힘이 찾아오고, 의심, 공포, 자만 등을 품게 되면 공허에서 어둠의 힘이 찾아옵니다. 반대로 빛과 어둠의 힘으로 인해서 용기를 품기도 하고, 광기를 품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꿈도 그냥 꿈이 아니라 세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와우에서는 Awaken으로 표현되는데 한국어에서는 깨어남, 각성 등등 여러가지 뜻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공허에 관련 자들과 붉은 십자군은 '깨어남'에 대해서 알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붉은 십자군이 노스렌드로 가서 공허로 의심되는 뭔가의 힘을 얻게 되고, 그들의 육체는 이상하게 변합니다. (포세이큰의 역병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각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환영인 진홍빛 서광은 깨어남을 묘사하는 종말론적 교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 뒤에는 말가니스가 있었습니다. 진홍빛 서광은 결국 노스렌드에서 한정된 떡밥으로 끝나는 것 같은데, 8.1.5에서 데이터마이닝된 결과를 보면(아직 실서버에 반영되어 있지 않음) 다시 붉은 십자군이 거론되기 시작합니다.

붉은십자군 명사수:
뭐든 말하겠다! 그만해라! 제발!
우리... 우린 "진홍빛 서광(Crimson Dawn)"은 깨어남(awakening)이라고만 들었다. 너... 너도 알겠지만 빛은 고위사령관님께 말한다. 빛이...
빛이 우리를 인도한다. 이번 일은 너희가 오기 전부터 추진되었다. 우... 우린 우리가 들은 대로 한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밖에는 아는 게 없다... 고위사령관님은 갈 자와 남을 자를 결정하신다. 더는 아는 게 없다... 제발 믿어다오!

붉은 하늘에 관련된 다른 이야기는 확장팩: 불타는 성전에서 투랄리온의 아들 아라토르가 꾸는 꿈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아라토르는 붉은 하늘이 있는 전장에서 투랄리온이 죽어가는 꿈을 반복해서 꾸었다고 합니다.

아라토르
아버지가 이 황무지로 배치되셨을 때 난 아직 어린아이였소. 아버지에 대해 내가 아는 건 다른 사람들이 말해준 것뿐이오.
당신의 꿈은 항상 다른가? 내 꿈은 항상 똑같다오. 붉은 하늘이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의 군단처럼 나를 감싸고, 멀리서는 전투가 벌어지지. 나는 아버지로 생각되는 한 남자의 시체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린다오. 몸이 완전히 뭉개진 아버지가 숨을 헐떡거리며 뭐라고 속삭이시는데 내 모든 노력을 다해도 그 분께서 뭐라고 하시는지 들을 수가 없는 그런 꿈이라오.

I was only an infant when my father was deployed to this wasteland. All that I have ever known of him is what others have told me. Do your dreams change? Mine do not. I have one dream: A crimson skyline envelops me as Legion, numbering beyond comprehension, battle in the distance. I kneel before the body of a man, presumably my father, and weep. As he is gasping for air, his body wholly crushed, he whispers something. Despite every effort, I am unable to hear what he is trying to tell me.

그런데 투랄리온은 단편 소설: 천년의 전쟁에서 나루 제라에 의해 빛으로 다시 태어난 후, 자신의 과거와 미래의 일부를 엿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합니다. 아라토르는 다 죽어가는 아버지를 내려다보는 꿈을 투랄리온은 장성한 아들을 올려다보는 환영을 봅니다.

투랄리온
아라토르를 봤어. 이 녀석, 어엿한 성기사 되어서, 붉은 하늘 아래 서서 날 내려다보고 있더라고. 나는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어, 아무 것도 느끼지지 않았지만, 아들이 자랑스러울 뿐이었지. 당신이 맞았어, 알레리아. 아라토르를 다시 만나는 게 우리 운명이야."

I saw Arator. He was grown, a paladin, standing beneath a crimson sky, looking down at me. I could feel nothing, nothing but pride for him. You were right, Alleria. It is our fate to see him again.

확장팩: 군단의 사제 연맹 대장정에서 나탈리 세린을 공허에서 구하는 퀘스트를 하고 나면, 그녀는 어둠이 일어난다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오그모트의 꿈 일지에서는 우리 모두 깨어나게 된다고 합니다.

오그모트의 꿈 일지, 10장:
그녀의 비명에 깨어났다. 그들의 속삭임이 나를 휘저었다.
주인님으로부터 축복이 내려왔다. 오그모트 이제 안다!
문. 길. 우리의... 우리의...
멍청하다! 그 원이 우리 모두를 깨운 거다!(awakened us all!)

세계는 죽어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깨어나고 있는 것일까?

지금의 티탄 영혼, 아제로스는 마그니를 통해서 속삭이고 있습니다. 마그니는 세계를 구하려고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일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티탄이 깨어나면, 행성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해 합니다.

아제로스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지만, 아직은 티탄이 '깨어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악몽을 잠시 볼까요? 아제로스에서 에메랄드 꿈은 순수한 곳이지만, 고대신의 수하에 의해 악몽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악몽 속의 세상을 보면 특이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운고로입니다. 운고로로 가면, 화산이 있는 곳에 부서진 나무가 있고, 하늘을 보면 소용돌이가 보입니다. 이 소용돌이는 당시에는 알른의 균열의 소용돌이와 같은 그래픽이었습니다. 깨어난 세계의 운고로에는 세계수가 없으므로 좀 이상한 풍경입니다. 우르속을 죽일 때도 무너진 세계수, 볼드랏실이 보이는데, 방향은 좀 다르지만, 파괴되지 않고 그대로 있습니다. 에메랄드 꿈은 현실과 관련이 있으므로 운고로의 분화구에도 지금의 발샤라의 샬라드라실처럼 악몽에 오염되어 뒤틀린 형태로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독특한 점은 악몽의 영향으로 타락한 드루이드들은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꿈과 악몽,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죠. 깨어나기 전에는 진실을 볼 수 없습니다.

나이알로사

고대신에 관련 자들은 가끔씩 나이알로사를 말합니다. 나이알로사는 고대신과 관련된 도시로 잠자거나 꿈꾸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이알로사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지만, 잘아타스의 대사와 단편 애니메이션: 전쟁인도자, 아즈샤라에서 오벨리스크와 피라미드(어라 울둠이네...)로 가득찬 도시가 묘사되기도 합니다. 니알로사는 나이알로사로 읽기도 합니다. 인터넷에는 두 가지 발음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어판에는 나이알로사(Ny'alotha)로 나오고 있습니다.

요그사론의 수수께끼 상자:
나이알로사의 땅에는 오직 잠이 있을 뿐.
나이알로사의 잠자는 도시에는 광기의 존재만이 돌아다닌다.
나이알로사는 오래되고, 끔찍하고, 셀 수 없이 많은 범죄의 도시이다.
가라앉은 도시에서, 그는 누워 꿈을 꾸고 있다.

잘라토, 피의 울음소리의 황폐한 환영:
너는 나이알로사에 잠들 것이다...
눈은 영혼의 창이다... 영원히 닫아버려...

잘아타스, 스톰하임에서:
여기에 있는 티탄 동산 크기에 놀랄 필요 없어요. 나이알로사에 있는 희생의 탑은 이 보잘 것 없는 사원보다 훨씬 거대하거든요.

잘아타스, 수라마르에서:
이 엘프 도시는 잠자는 도시에 비하면 정말 초라해요...

일기노스, 처치 시:
느조스여... 저는... 나이알로사로... 떠납니다.

8.1.5 후반 퀘스트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고대신인 느조스가 플레이어 캐릭터를 죽이지 않고, 느조스의 눈을 선물로 줍니다.

느조스:
그래... 지금껏 너흴 찾고 있었노라. 파도의 흐름을 뒤바꿀 자들이여.
이제 가장 위대한 선물을 받거라. 나의 꿈은 너희의 꿈이 되었으니. 별들의 순환이 육신을 얻었도다.(The circle of stars made flesh.)
그녀가 길을 안내할 것이다. 오너라... 어서. 모든 눈이 뜨일 시간이 다가오고 있나니.

그리고 플레이어는 친절하게 느조스에게 도움이 되는 유물을 모아 주었습니다. 우우나트를 죽이고, 3가지 유물을 회수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 잘아타스가 들어있던 검은 제국의 단도를 실바나스에게 가져가고, 그 사실을 안두인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덕분에 전쟁이 더 가속됩니다. 플레이어들은 진짜로 일어나고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느조스는 잘아타스는 떠나게 해줬지만, 단도는 두고 가라고 했습니다. 자신의 의지를 따라야 한다면서요. 3가지 유물은 그냥 플레이어가 가치 있는지 시험하는 도구 아니었을까요? 진실은 언제 드러날까요? 느조스는 선물을 줬는데도, 눈을 감고 있다고 시무룩해 합니다.

느조스, 우우나트 처치 후:
그것은 갈수록 굶주리고... 더 과감해진다. 흠, 슬프게도, 넌 눈을 감고 있구나.(It grows hungrier... Bolder. Alas, your eye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