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자의 운명

테드리스 페더송

샬아란의 북쪽에 샬도레이의 폐허. 텔아노르가 버려져있었다. 텔아노르를 탐사하던 영웅은 한 건물 폐허 안에서 테드리스 페더송을 발견했다.

테드리스 페더송:
자네는 누군가? 여긴 무슨 볼일이지?
이곳은 이방인이 올 곳이 아니네. 여긴 우리 동족의 성지일세... 아니, 성지였던 곳이네. 우리 동족이었던 자들의 성지이기도 하지.

테드리스 페더송:
이곳에 머무는 동안 날 좀 도와주게. 물약을 만들어야 하거든. 모든 걸 바로잡을 물약 말일세.
작업을 마칠 때까지 기운을 아껴야 한다네. 잘못하면 자갈 바닥에서 비척거리는 저 불쌍한 녀석 중 하나가 되어버릴 테니 말일세. 날 도와주면 돈을 주겠네. 난 어차피 돈이 필요하지 않게 될 테니까.
이곳에 사는 하피는 벼랑가시라면 사족을 못 쓴다네. 애초에 저들이 텔아노르로 온 것도 벼랑가시 때문이지.
건물 밖에서 잔뜩 찾을 수 있을 걸세.

테드리스 페더송:
수라마르 성은... 지식인들의 이상향이라네.
우리는 그곳에서 모든 것을 배웠지. 연금술과 기술은 물론, 마법의 본질까지도 말일세. 놈들을 들이다니, 우리는 참으로 어리석었네.
내 처지를 좀 보게나. 해야 할 일은 천지인데, 다시 안갯속을 헤매고 있지 않은가. 연구에 필요한 재료 중 구하기 어려운 것이 좀 있는데, 구해다 줄 수 있겠나?
하피의 발톱이 필요하네. 그걸 으깨서 가루로 만들면 강력한 마법 재료가 되지.

영웅은 이제 하피와 메마른 자들이 차지한 텔아노르를 돌아다니면서 테드리스가 말한 재료들을 모았다. 수라마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서 테드리스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테드리스 페더송:
이 도시를 보게. 아름답지만 슬픈 모습이지.
우리는 비겁하게 보호막 뒤에 숨어만 있었네. 한때 우리는 아제로스를 돌보았지만, 결국 그 책임을 회피했다네. 세계를 지키는 신성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수치 뿐이지.

테드리스는 벼랑가시를 받아들고 수라마르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테드리스 페더송:
<생각에 잠겨있다가 당신이 다가오자 입을 여는 테드리스>
이거면 충분하네.
벼랑가시는 맹독이지만 지금 내게 딱 필요한 것일세.

테드리스 페더송:
내가 부탁한 재료는 구했나? 시간이 그리 많지 않네.

테드리스 페더송:
이거면 충분하겠군. 발톱가루는 금세 효력이 사라지니까 서둘러야 하네.

테드리스 페더송:
우리는 수라마르를 잃었네.
우리 지도부는 군단과의 사악한 거래를 통해 그들과 손을 잡았지. 우리는 원래 여기 잠든 이들처럼 영웅이 되고 수호자가 되어야 했지만, 이제는 그렇지가 않네. 난 그런 자들과 함께 살 수는 없었지.
하지만 밤샘과 떨어지면 우리는 이성이 없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지. 자네도 여기서 보았듯이 위엄도 자유도 없는 존재로 변해 버린다네...
난 두 가지 선택을 모두 거부하고 여기로 왔네.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걸을 걸세.

테드리스가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기 전에 영웅이 테드리스를 설득했다.

영웅: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테드리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피난처에 탈리스라가 있습니다.

테드리스 페더송:
탈리스라가 탈출했나? 그녀는 언제나 이성적이었지. 탈리스라가 대마법학자에게 협조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어 기쁘네. 타락의 길에서 빠져나온 셈이니 말일세.
하지만 희망이 없기는 마찬가지일세. 우리의 동맹은 수가 적을 뿐 아니라, 힘을 모으려 하지도 않기 때문이지. 적은 강력한 아군까지 얻었는데 말일세. 이런 상황에서 단결한 적의 군세를 막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네.
자, 이제 가세. 내 돈을 받으려면 해야 할 일이 많을 테니.

영웅:
알겠습니다.

테드리스 페더송:
이방인이 내게 이런 달콤한 말을 하다니... 듣기는 좋지만 내 의지를 꺾을 수는 없네. 자, 이래서는 일을 마치기도 전에 메말라버리고 말걸세.

독약을 만들어 메마른 자가 되는 운명에서 벗어나려는 테드리스의 결심은 바뀌지 않았다.

테드리스 페더송:
보호막이 생기기 전에는 이곳에 자주 왔었다네. 의원들과 대마법학자가 서로 권력 다툼을 하는 동안 나는 관리자들이 고인들의 넋을 기리는 의식을 진행하는 걸 보았지.
마지막으로 이곳에 잠든 영혼들을 기리고 싶군. 난 무덤으로 가겠네. 혹시 아직도 멀쩡한 신성한 기름과 수의, 향이 보이거든 내게 가져다주게.

영웅은 테드리스의 마지막을 위해서 샬도레이의 장례 용품을 찾기 시작했다. 텔아노르에는 많은 묘지가 있었고, 쉽게 물품을 찾을 수 있었다. 영웅은 밀폐되어 있고 아주 가벼운 수의가 담긴 궤짝, 물기가 없고 멀쩡한 보존용 향 꾸러미, 신성한 기름이 든 주머니를 구했다.

테드리스를 위한 물품을 찾던 영웅은 조각난 유골 단지를 발견했다.

조각난 유골 단지:
아름다운 엘프 유골 단지가 산산조각이 나 바닥에 흩어져 있습니다. 누군가 거칠게 다룬 것 같지만 하피의 발톱 자국은 없습니다.
유골 단지 조각 근처에 왠 동굴이 있습니다. 범인은 동굴 안에 있는 게 분명합니다. 테드리스라면 유물을 수습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테드리스 페더송:
이곳은 우리 동족의 가장 훌룡한 전투사령관으로 꼽는 스타탈론 사령관을 기리는 곳이네. 고대의 전쟁에서 히포그리프 기수들을 지휘한 분이지.
나는 자주 그분의 무덤을 찾아가 명상하며 삶의 방향을 알고자 했네. 내가 그분을 뵐 수 있을지 모르겠군.

테드리스 페더송:
뭘 좀 찾았나?

영웅은 테드리스가 부탁한 물건들을 주었다.

테드리스 페더송:
이 물건들이 우리 보존 기술의 우월성을 보여 주는군. 그 세월과 약탈 속에서도 쓸 만한 물건이 남아 있을 줄이야.
선조들도 이걸 보면 기뻐하실 걸세.

되찾은 텔아노르 기념물을 본 테드리스가 말했다.

테드리스 페더송:
뭘 가져왔나?

테드리스 페더송:
이 유물은 여기에 묻힌 이들을 기리기 위한 기념물이자 징표라네. 그들은 우리 기억 속에 남을 것이며 이 공물로 영원한 안식을 누릴 수 있을 걸세.

테드리스는 자신의 결심을 마무리할 다음 단계를 계속해서 준비했다.

테드리스 페더송:
다음 단계에는 고서가 필요하네. 하지만 이곳이 계속 황폐해지고 있는 마당에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가 없군.
난 기념비를 보수하고 있을 테니, 자네가 고서를 가져다주게. 식물 대백과사전이라고 하는 책인데, 중앙 광장 근처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을 걸세.

테드리스 페더송:
보이는 건 절망뿐이군.
보게, 이곳에는 여기 묻힌 자들의 원혼이 득시글거린다네. 무언가가 저들의 화를 돋구었기에 저렇게 난폭하게 굴고 있는 걸세. 그들의 고통이 느껴지네.
난 남은 유물을 찾으러 가보겠네. 꼭 봐야 하는 무덤이 있거든. 이 불쌍한 영혼들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었네. 이 영혼들을 눈에 띄는 대로 쓰러뜨려 다시 안식에 들게 해 주게.

영웅은 텔아노르의 성난 영혼들을 잠재우며, 식물 대백과사전을 찾았다. 사전은 말퓨리온 스톰레이지가 집대성한 책이었다.

테드리스 페더송:
이 기념비는 여기 있는 다른 기념비들처럼 웅장하거나 유명하진 않지만, 내겐 특별한 의미가 있다네. 여기 잠든 여군주 라타라는 최고의 여사냥꾼이자 내 아내였지. 아, 그녀가 정말 그립군.

테드리스 페더송:
책은 구했나?

영웅은 책을 건네 주었다.

테드리스 페더송:
음, 자네가 날 도와주고 있으니 이름 정도는 알아둬야겠군.
<책을 받아서 낯선 마른 식물을 꺼내는 테드리스>
또 다른 재료를 구해줘서 고맙네. 정말 자네는... 큰 도움이 되는군.

테드리스는 영웅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그리고 원혼들을 다시 잠재워준 것에 감사했다.

테드리스 페더송:
저들이 고통받는 걸 보니 나도 마음이 아프군. 때가 되면 돌아오겠지만, 지금은 평온을 누려야 하네.

테드리스 페더송:
수라마르는 이제 내 고향이 아닐세. 더군다나 난 메마른 괴물이 될 생각은 없다네. 이제 갈 곳이 없어. 이해하겠나?
비약을 완성하려면 마지막 재료 하나만 더 구하면 되네. 날 좀 도와주게.

영웅은 다시 한 번 테드리스를 설득했다.

영웅:
굶주림을 피할 방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치료법을 찾기 전까진 버틸 수 있을 거예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테드리스 페더송:
걱정하지 말게. 난 괜찮으니까. 사랑하는 아내와 머지 않아 다시 만나게 되겠지. 자네 주변에 잠들어 있는 영웅들도 한때 나와 같은 자들이었네. 그들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결점이 있었으며, 희생의 의미를 알고 있었네. 이제 내가 희생할 차례라네.
<한숨을 쉬는 테드리스>
자네가 옳을지도 모르겠네. 난 동족의 수치스러운 행동이 지긋지긋하다네.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네. 자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난 영웅이 아니라네. 우리의 행동을 속죄할 만한 재주는 없지. 난 단지 일평생 너무 많은 것을 본 늙은이일 뿐일세.

영웅: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테드리스 페더송:
자네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내 뜻은 변함없네.

테드리스 페더송:
물약이 완성되었네. 우리 여정도 끝날 것 같군.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탁이 있네. 이것만 끝내면 답례는 후하게 하겠네.
아내의 활이 여기 어딘가 보관되어 있네. 하지만 아무리 뒤져봐도 찾을 수 없지 뭔가. 마법이 깃든 활인데.
떠도는 영혼이 가져간 게 아닐까 걱정도 되지만, 그런 물건을 집으려면 강력한 힘이 필요하지. 조심하게.

테드리스가 찾는 활은 라타라의 성난 영혼이 지키고 있었다.

라타라:
무슨 일이지? 내게 무슨 짓을 한거야!

라타라를 쓰러뜨리자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라타라:
정신이... 드는군. 이제 잘 수 있어. 테드리스에게 내 사랑을...

라타라의 영혼은 다시 안식을 찾았다. 라타라의 활을 가져가자 테드리스가 말했다.

테드리스 페더송:
방금 뭐였지? 귀에 익은 소리가 들렸는데... 설마!
라타라를 봤다고? 어떻게 되었나?
... 그렇군. 구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내 사랑.

테드리스의 아내는 떠도는 원혼이 되어 있었다. 테드리스도 독약을 먹고 죽었다면 메마른 자가 되는 것은 피했을지도 몰라도 원혼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라타라의 영혼이 안식을 찾자 테드리스의 결심도 바뀌었다.

테드리스 페더송:
자네에게 숨긴 것이 있네. 난 물약을 마시고 아내를 따라갈 생각이었다네.
죽은 아내는 안식마저 빼앗겼지만... 다시 아내를 실망시킬 수는 없네. 꼭 살아남아서 다가오는 폭풍을 막을 생각이네. 그래야 나중에 떳떳하게 아내를 만나겠지.
자, 가서 하피 우두머리를 처치하고 텔아노르를 예전 모습으로 되돌려 놓으세. 고생해서 만든 독을 허비할 수는 없잖나?

영웅은 텔아노르를 더럽히고 있는 절벽갈퀴 여군주와 싸웠다.

절벽갈퀴 여군주:
이제 이곳은 우리의 땅이다! 꺼져라!

테드리스는 자살하기 위해 만든 독약을 화살에 발라 라타라의 활로 쏘았다.

절벽갈퀴 여군주:
크악! 너무 뜨거워! 산채로 가죽을 벗겨 주마!

테드리스 페더송:
내가 도와주겠네. 친구여. 텔아노르에서 이 추악한 존재를 몰아내세!

절벽갈퀴 여군주:
내 새끼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테드리스 페더송:
끝났어. 내 사랑 라타라. 당신을 위해. 우리를 위해 계속 싸우겠어.

테드리스 페더송:
고맙네. 자네 덕분에 살아갈 이유를 다시 찾았네. 자네와 힘을 합쳐 수라마르를 구하고 속죄하겠네.

라타라가 자유로지워면서 화살통에 마지막으로 남겨둔 화살 하나에 엄청난 힘을 남겨두었다. 테드리스는 이 화살을 영웅에게 답례로 주었고, 이 화살에 깃든 힘을 흡수한 영웅의 유물 무기는 더 강해졌다.

테드리스 페더송:
새로운 목표를 깨닫게 해줘서 고맙네. 샬아란에서 만나세. 내게도 마법의 원천이 필요할 것 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