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예언자
역사의 지혜를 찾아서
판다리아에서는 가로쉬가 영원꽃 골짜기를 파헤치고, 칼림도어에서는 볼진이 가로쉬에 대항하는 반란군을 이끌고 봉기했다. 아제로스에 휘몰아치고 있는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전승지기 초는 과거에서 해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현명한 역사학자를 찾아 조언을 구해보라고 말했다.
전승지기 초:
이야기의 조각들을 모으는 건 내가 도와줄 수 있네만, 끼워 맞추는 건 자네 하기에 달렸다네. 그러고 보니 자네가 그걸 어디서 할 수 있는지 알 것 같군.
예언자 하오 팜 루라고 하는, 나이가 아주 많은 한 학자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네. 그 학자가... 판다리아의 역사에 대한 전문가인가 뭔가라고 하니. 지금 판다리아에서 일어나는 혼란에 관해 도움을 줄 수 있을 걸세.
그 늙은 학자를 찾아보게나. 가장 최근에 듣기로는 그가 쿤라이에 있는 네베레스트 산을 오르며 황제의 발걸음을 되짚어볼 계획이라고 했다네.
예언자는 마침 네베레스트 산을 막 오르려고 하고 있었다.
예언자 하오 팜 루:
마지막 황제였던 샤오하오는, 마음속에 의문이 일 때면 답이 떠오를 때까지 이 외로운 산길을 걸었다네.
나도 그분이 걷던 길과 똑같은 길을 걸어보려고 여기 왔지. 그리고 자네도 답이 필요한 질문이 있는 것 같군. 나와 함께 산길을 걷다보면 둘다 만족할 만한 답을 얻을도 모를 일 아니겠나?
아이고, 그런데 내가 나이가 들다 보니 이 눈보라에 삭신이 벌벌 떨리는군. 자네가 먼저 올라가서 이 밧줄을 묶어주지 않겠나? 그러면 내가 그 밧줄을 붙잡고 산을 오를 수 있을 텐데.
힘을 합하면 같이 마지막 황제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게야.
돌풍을 헤치고 밧줄을 걸어가며 산을 올라가던 중 하오 팜 루는 이런저런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가 하는 말엔 뭔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았다.
하오 팜 루:
하하하. 자연에 성을 내지 말게나. 폭력은 그냥 자연의 일부분일세. 난 나 자신의 분노를 아주 오래전에 정복했지.
호오. 자네는 강하군! 젊었을 때의 나라면 우리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 의심했을 텐데. 지금은 아무런 의심도 없다네.
오. 바람이 세군! 어찌나 추운지! 옛날이었다면 내 늙은 뼈마디에 절망이 가득찼을 게야. 하지만 오늘 날 희망으로 충만하네.
자넨 참으로 인내심이 많구먼! 젊었을 때의 나라면 이런 임무 따위는 증오했을텐데. 요즘에 난 사랑으로 충만하네.
하오 팜 루:
아. 드디어 도착했군. 으으으... 늙은 뼈마디가 어찌나 쑤시는지. 자넨 모를거야.
자네에게 놀랐네. 자네 같은 영웅은. 늙은이가 산을 오르는 걸 도와주는 이런 하찮은 일은 싫어할 줄 알았는데. 영웅은 보통 교만하지.
하오 팜 루:
드디어 해냈네. 친구! 정말 고맙네. 내 오래된 잡동사니라도 마음껏 가져가게나.
그런데... 미안하지만 내가 자네에게 완전히 솔직했던 건 아닐세...
하오 팜 루:
자네에게 가르침을 줄 작정이었는데. 오히려 내가 자네에게 가르침을 받았군. 아는가? 내가 젊었을 때... 내가 젊었을 때...
나는... 황제였지.
황제 샤오하오:
자네 눈에 보이는 이 모든 땅은 나의 다스림을 받았네.
난 나의 의심을, 공포를, 분노를 정복했지... 그리고 이 땅에 묻어 버렸어.
하지만, 하나의 악덕은 버리지 못했지. 내가 정복하지 못한 샤는... 교만일세.
나의 교만이 이 땅을 안개로 가렸지! 난 우리가 세상 누구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어.
우리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지. 하지만 만 년동안, 우리는 그냥 고여서 썩어 갔네. 땅에 묻힌 의심과 공포는 우리가 허락할 때마다 고개를 쳐들었지.
교만. 그건 가장 음험한 샤라네. 긍지일 때는 미덕이지만, 교만이 되면 다른 모든 악덕이 합쳐진 것보다 더 위험하지.
교만을 경계하게! 겸손해지게! 세상이 혼돈 속에 빠져들고 있어. 오랜 적이 뭉치고 있네. 긍지 높은 종족들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해야 해.
상황이 점점 나빠질 걸세. 시련이 다가오고 있어. 힘을 합쳐야만, 어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야.
우리를 가로막는 건 단 하나... 교만일세.
가로쉬를 막기 위해서는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힘은 강하다. 하지만 교만을 극복하고 서로 힘을 합쳐야만 했다. 가로쉬는 이미 호드의 오크세력과 판다리아의 가장 강한 힘을 손에 넣은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