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그리마 공성전

지하 요새


나즈그림이 지키던 문 뒤에는 가로쉬가 숨겨놓은 지하 요새가 있었다. 지하요새는 거대한 규모로 가로쉬의 명령에 충성을 다하는 오크들로 가득했다. 마치 아웃랜드의 타락한 오크요새를 보는 듯 했다. 뿐만 아니라 요새의 어두운 한 귀퉁이에서는 가로쉬가 이샤라즈의 힘을 직접 오크에게 주입하려고 하고 있었다. 이샤라즈의 힘을 주입받은 오크는 두꺼운 사슬로 묶인 채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그의 발 밑에는 주입에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오크가 쓰러져 있었다.

코르크론 암흑선견자의 외침
주입 작업에 성공하기만 하면, 이샤라즈의 힘이 우리를 막을 수 없는 존재로 만들 것이다!

암흑선견자는 지하요새에 잠입한 영웅들을 발견하자 주변 오크들을 독려하며 외쳤다.

코르크론 암흑선견자의 외침
대족장 가로쉬 님의 이름으로. 전선을 지켜라!
놈들을 박살내고 피로 흠뻑 적셔라!
쓰러진 동료들의 명예를 위해 놈들을 모두 처치하라!

그리고 가로쉬의 측근인 말코록은 이미 이샤라즈의 힘을 주입받아 기괴한 형태의 거구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말코록은 호드의 판다리아 대장정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가로쉬의 가장 충직하고 믿음직스러운 부관이었다. 그런 그였기에, 대족장이 이샤라즈의 힘을 받아들일 지원자를 찾기 시작하자 당연히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섰었다.

말코록의 외침
가로쉬 님의 힘이다!
대족장님의 힘은 너희를 압도한다!
덤벼라... 어서... 내게 덤벼! 대족장님의 뜻이다! 감히 대족장님께 도전해?

말코록은 온 몸에서 어두운 보랏빛 힘을 뿜어냈지만, 결국 영웅들에게 쓰러졌다.

말코록의 외침
대족장님을 위해 죽는 건... 영광이다....

말코록을 쓰러뜨리고, 요새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자 더욱 많은 수의 코르크론 부대가 쏟아져나왔다. 가로쉬의 오크들을 모두 물리치고 지하 광장을 확보하자 볼진과 바인이 광장으로 들어왔다.

볼진의 외침
기지를 통째로 숨겨 뒀었군. 힘의 탐욕에 이끌려 어디까지 간 거지?

바인 블러드후프의 외침
곧 알 수 있을 겁니다. 놈은 이 통로 안에 갇힌 쥐와 다름 없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볼진의 외침
바인, 자네는 부하들과 이곳을 막아주게. 이 영웅들은 빨리 가서 숨어 있는 대족장을 처단해야 하니.

바인 블러드후프의 외침
당신은?

볼진의 외침
위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네. 온 도시가 혼란에 빠졌어. 내, 참사를 막고 자네에게 돌아오지.

바인 블러드후프의 외침
흠... 알겠습니다.

볼진의 외침
걱정 말게. 우린 스랄을 찾고 대족장을 처치할 거야. 자네 아버지의 복수를 하는 거지.

바인 블러드후프의 외침
대지모신이 당신을 지켜주길.

볼진의 외침
하. 검은창 부족은 결코 쓰러지지 않아.

판다리아에서 나즈그림과 함께 활동했던 호드 특공대와 태양길잡이 데즈코까지 바인과 힘을 합쳐 영웅들을 뒤쫓아오는 코르크론을 막기 시작했다. 광활한 판다리아를 바라보며, 가로쉬는 손때 묻지 않은 힘을 보았다. 이 대륙에서 대장정을 치르는 동안 가로쉬는 무기와 보물, 그리고 판다렌, 모구, 사마귀의 유물을 약탈했다. 이 전리품은 가로쉬의 지하 기지 깊은 곳에 있는 창고에 보관되어 있으며, 이를 지키는 것은 티탄이 만들어낸 것으로 보이는 신비한 장치였다. 판다리아의 전리품을 지키는 티탄 장치를 지나자 피의 굶주린 토크가 나타났다. 원시 데빌사우루스가 우글거리는 괴수의 섬이 판다리아의 해안에서 발견되었을 때, 가로쉬는 부하들을 보내 가장 흉포한 종을 사로잡고, 이를 길들여 전쟁에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토크를 길들이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오크 야수조련사가 토크의 이빨에 목숨을 잃었지만, 이 괴수의 피에 대한 굶주림은 채워지지 않았다. 토크를 쓰러뜨리자 공성작업장으로 가는 길이 나타났다.

대장군 크래그:
지하요새가 뚫렸다! 분쇄기를 타고 침입자들을 찢어버려라!
어리석은 놈들아. 내 휘하에는 무수한 코르크론이 있다! 지금 투항하면 고통스럽지 않게 빨리 죽여주지.

코르크론과 지휘관을 쓰러지자, 그리즐 기어슬립이 부하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그리즐 기어슬립:
가로쉬가 감히 이 그리즐 님의 돈을 떼먹으려 했다. 이거지?
아하하하하... 자자, 아니 이건 또 뭐야?

공성기술자 블랙퓨즈:
요것 봐라. 내 거대괴수를 박살 낸 놈들이구나.
대족장님 무기고의 최신 병기, 강철의 별을 소개하지!

그리즐 기어슬립:
얘들아, 덮처! 저 흉물은 우리 진짜 고블린 기계에 비하면 벌거 아냐!

공성기술자 블랙퓨즈:
으하하하하하하!

강철의 별은 순식간에 그리즐의 부하들을 처치했다.

그리즐 기어슬립:
별거였구만. 음, 난 다른 녀석들을 확인하러 가야겠어.

공성기술자 블랙퓨즈:
아그론! 본때를 보여 줘!

헬릭스 블랙퓨즈는 기계공학에 대한 조예와 그 빼어난 솜씨, 그리고 잔인함이라는 측면에서 진정한 호드의 기계공학자를 찾던 가로쉬를 만족시킨 유일한 고블린이었다. 모든 일에서 돈에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두는 블랙퓨즈는 자신의 창조물, 그리고 그걸 이용해서 벌어들이는 금화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 때문에, 자신의 후원자이자 대족장인 가로쉬에게 자신의 운명을 걸었다. 블랙퓨즈의 조수들이 나타나 길을 막았지만, 아그론, 고로단, 샤나 모두 쓰러졌다.

공성기술자 블랙퓨즈:
흠, 새 조수를 구해야 되겠군.

조수들이 모두 쓰러지자, 블랙퓨즈가 신형 무기들을 동원하여 공격해왔다.

공성기술자 블랙퓨즈:
SD-5 자동 분쇄기 방어 장치 가동. 사랑의 산물이지.

모든 무기를 사용하고 미완성 무기까지 동원했지만, 결국 블랙퓨즈는 쓰러졌다.

공성기술자 블랙퓨즈:
이런 젠장!

파괴된 분쇄기에서 빠져나온 블랙퓨즈가 말했다.

공성기술자 블랙퓨즈:
이겼다고... 착각하지 마...

공성기술자 블랙퓨즈:
나의 유산은... 영원할 것이다...

블랙퓨즈의 죽음과 함께 심장부로 가는 문의 잠금장치가 풀렸다.

가로쉬가 있는 심장부로 가는 길의 입구부터 사마귀들의 시체가 널부러져 있었다. 쓰러진 사마귀들 사이에 상처입은 사울팽이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싸울팽:
아. 볼진의 저항군인가. 해냈군.
스랄을 찾았나? 내가 크게 다치는 바람에 스랄은 혼자 갔다네.

싸울팽:
말해보게. 위에서의 전투는 어찌 되었나? 나즈그림은? 어서!
아. 나즈그림. 위대한 지도자이자 강인한 전사. 그는 대족장에 대한 맹세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겼네.
말해주려 했네... 헬스크림이 우릴 배신했다고. 호드를 지켜야 하는 대족장의 사명을 저버렸다고. 하지만 나즈그림은... 너무 충직했어... 긍지가 높았지.
망할 헬스크림. 놈의 야망이 호드를 찢어놨어.
가게. 스랄을 찾고, 가로쉬를 끝내. 난 괜찮아.

심각한 부상을 입은 노장은 자신의 아케나이트 도끼를 빼들고 동굴 밖으로 빠져나갔다.

칼날바람 킬루크의 외침
보게. 형제들이여. 깨우는 자가 왔네!

사울팽과 싸운 사마귀들은 이샤라즈를 섬기고 있었다. 그리고 사마귀들 중에서 가장 강한 자들이 가로쉬에게 가는 길을 지키고 있었다. 살아남은 아홉 명의 클락시바 용장은 깨우는 자와 함께 여제 셰크지르의 광기에 맞서 싸운 사마귀의 고대 영웅들이었다. 하지만 모든 사마귀들이 그렇듯, 이 용장들도 본능적으로 충성을 바쳐야 하는 존재가 따로 있었다. 가로쉬가 이샤라즈의 심장을 발굴해내자, 용장들은 고대 주군의 속삭임을 따라 오그리마 지하에 있는 강철의 전당으로 왔다.

해부자 리크칼의 외침
여기까지 왔다고? 그러게 내가 놈들한테 미세음파 유전자 조작을 쓰자고 했지.

또렷한 의식의 이요쿠크의 외침
정말 비논리적이군. 놈들은 킬루크의 경고를 듣지 못한 건가?

독한 마음의 자릴의 외침
우리 사마귀는 이들이 섬기는 신보다 훨씬 막대한 힘을 섬기지.

배후자 카즈티크의 외침
그런 건 상관없네. 놈들이 고대 신을 귀찮게 하는 일은 없을 테니.

시초자 코르벤의 외침
우리는 강탈자들과 그 자손을 이겼고, 고대 신의 실종을 견뎠다. 이제 너희 차례다.

메뚜기왕 카로즈의 외침
우리는 옛날 판다렌을 처치했듯이 쉽게 너희를 처치할 것이다.

피 추적자 스키르의 외침
그 후엔 고대 신께서 사마귀를 위해 이 세상을 재창조하시리라!

무리지기 히세크의 외침
티탄의 아이들아. 오너라. 우리 용장들이 상대해 주지.

판다리아에서 여제의 손을 피해 용장들을 차례로 안전하게 깨우고, 보호하고, 그들의 종족을 도왔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칼날바람 킬루크는 자신들의 가장 소중한 곳으로 영웅들을 초대했다. 그리고 사마귀와 함께 고대신을 섬기자고 권했다. 사마귀는 티탄이 만든 모구들과 싸웠고, 판다렌을 압도하였다. 하지만 영웅들은 모구나 판다렌보다 강했다.

칼날바람 킬루크의 외침
깨우는 자여. 마지막으로 너희를 파멸로 데려가 주마!
내가 치솟는 걸 보아라!
나는 바람을 탄 나뭇잎이다!
잘 싸웠다. 깨우는 자여.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다...

해부자 리크칼의 외침
좋아... 새로운 실험 대상이군!
이런! 이렇게 빨리 죽어 버리면 자료 축척이 안 되잖아.
내 힘을... 진화시켜야... 했던 건가...

또렷한 의식의 이요쿠크의 외침
혼란은 곧 질서다! 미욱한 자들은 모르지!
두뇌 싸움을 해 볼까?
아. 흥미로운 공통점이군. 이제 그걸 이용해 볼까!
내 계산이 틀렸다고? 또 800년을 기다려야 하나...

독한 마음의 자릴의 외침
내 새로운 물약을 맛보러 왔느냐. 깨우는 자여?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맛일 것이다.
내 물은 종류가 아주 많다. 어느 것으로 하겠느냐?
아... 죽음에... 마개를 끼우는 법만큼은... 알아내지 못했다.

배후자 카즈티크의 외침
귀여운 쿤총들아. 밥 먹을 시간이다!
조르로크만 목소리가 큰 건 아니다.
코보크... 이리 오너라... 네가 필...

시초자 코르벤의 외침
이 몸은 시초자다. 우월한 존재에게 굴복하라.
강탈자들은 너희를 버렸다.
고대 신이 우리에게 힘을 준다.
날 호박석으로 돌려보내 다오...

메뚜기왕 카로즈의 외침
너무 느리구나. 그래서 먹이는 어떻게 잡지?
으. 망할 갑각 때문에 빨리 움직일 수가 없었어!

피 추적자 스키르의 외침
복수를 부탁하네. 형제들이여.

무리지기 히세크의 외침
이 녀석이 고가치 표적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
아... 사냥꾼이... 사냥감이 되다니...

고대 신의 심장이 있던 상자는 텅 비어 있었다. 심장은 가로쉬에게 있는 것이 분명했다.

마지막 동굴은 마그하르 오크들이 지키고 있었다. 가로쉬가 생각하는 가장 순수한 호드를 구성하는 오크들이었다. 그러나 이 갈색오크들은 이샤라즈의 힘으로 변이되어 있었다. 그들은 고대신의 힘을 몸에 두른 것 뿐만 아니라 이샤라즈의 힘으로 만든 무기로 무장하고 있었다. 동굴 깊숙한 곳에서 이샤라즈의 움직이는 피가 기어나고 있었다. 동굴의 끝에 가로쉬의 옥좌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