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산의 비밀

훌른의 길

영혼방랑자 에본혼:
마일라의 부친인 울란은 우리 부족의 전 대부족장이었습니다. 그는 지저왕이 카즈고로스의 망치를 차지하지 못하게 막으려다 목숨을 잃었지요.
저는 지금껏 오랫동안 마일라를 지켜봤지만, 그녀라면 대부족장의 역할을 충분히 맡을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지니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 사실을 그녀가 깨닫는 데는 우리 도움이 필요하겠지만요.
남쪽 봉우리에 있는 도시 입구로 찾아와 주시겠습니까? 그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의식이 있습니다만, 당신이 도와 주셔야 거기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영혼방랑자 에본혼:
남서쪽 봉우리에 있는 오두막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늦지 마십시오.

마일라 하이마운틴:
망치를 찾으러 나서야 합니다. 전통은 나중에 지켜도 됩니다.

영혼방랑자 에본혼:
마일라. 아버님의 뜻에 따라 내가 약속했던 일이다. 제발, 이건 부족 전체에 필요한 일이고, 너에게 필요한 일이야.

영혼방랑자 에본혼:
전쟁에서 이기려면 병력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길한 징조도 필요하지요.
우리에게는 가장 오랜 선조의 축복에 비할 만한 길조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마일라는 훌른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그 길은 위험하지만, 오직 두 명의 동료만 함께 걸을 수 있습니다. 길을 안내할 영혼방랑자와, 그녀를 지켜 줄 용사지요.
그대가 용사가 되어 주시겠습니까?

영혼방랑자 에본혼:
서두를 건 없습니다. 용사여. 그저 거인들(ettins)이 가득한 곳 한복판에 있을 뿐입니다. 나쁜 일이 일어날 일은 없을 겁니다.
훌른에게는 고대의 전쟁이 영원의 샘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군단을 무찌른 후엔, 달아난 괴물을 추격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에본혼은 어떤 동굴로 마일라와 영웅을 안내했다.

영혼방랑자 에본혼:
친구들이여. 넬타리온의 석실(Vault of Neltharion)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세상에는 데스윙이라는 이름이 더 알려져 있지요.

화로에 불을 붙이자 과거의 환영이 펼쳐졌다. 훌른이 동료들과 함께 넬타리온의 석실로 들어온 장면이었다.

훌른 하이마운틴:
전쟁용사여. 위치를 사수하라!

데스윙:
감히 내게 덤비겠다고?!

환영이 끝나고 에본혼은 동굴 깊숙한 곳으로 뛰어내렸다.

영혼방랑자 에본혼:
깊게도 떨어졌군요. 여기서부터는 각오 단단히 하십시오.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바로 이 곳에서 훌른 하이마운틴이 데스윙에게 도전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 조상님들의 눈을 통해 그날의 기억을 다시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있을 영혼의 여정에서, 우리는 아주 오래 전에 놓인 화로 세 개를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훌른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후손으로서, 그의 위업을 체감해 봐야 합니다.

데스윙은 드로그바들을 노예로 가혹하게 부렸다. 동굴 안에는 돌이 되어 있는 드로그바 용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잿빛 존재의 석상에는 넬타리온의 말이 써 있었다.

노예들이여.
너희의 힘.
너희의 지혜.
너희의 무자비한 본성과 상관없이.
너희는 대지의 자손이다.
그리고 나, 넬타리온은 너희의 어버이이니.
너희의 용사들의 썩지 않는 시신을 보며 이를 똑똑히 기억하라.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드로그바를 이끄는 비늘파멸자 이그룰은 홀른과 함께 데스윙의 지배에서 벗어날 계획을 의논했다.

비늘파멸자 이그룰:
아! 이런 고블린 쓰레기는 우리가 만든 게 아니다. 우린 그냥 그 용의 거죽에 붙여 준 것뿐. 필멸의 존재가 만든 무기는 이 금속판을 뚫을 수 없어.

훌른 하이마운틴:
그럼 필멸자가 만들지 않은 무기를 찾아야겠군. 이그룰. 데스윙이 자네의 부족에게서 감춘 도구나 장신구가 있나? 손대길 바라지 않는 물건이 있었나?

비늘파멸자 이그룰:
흐음... 뭔가 있을 텐데...

훌른 하이마운틴:
이건 티탄의 차원문이군. 이 너머엔 뭐가 있지?

비늘파멸자 이그룰:
망치야. 데스윙은 그 옆에 다가가는 자를 모두 잡아먹지.

차원문 너머에는 카즈고로스의 망치가 보관되어 있었다.

훌른 하이마운틴:
그래. 데스윙이 이 티탄의 망치를 비밀로 했다고? 어쩌면 이 무기가 그 야수에 맞설 도구인지도 모르겠군.

망치를 손에 넣은 훌른은 데스윙과 맞섰다.

비늘파멸자 이그룰:
시간이 없어. 저 야수를 처치하고 우리 부족을 해방해야 해.

훌른 하이마운틴:
망치와 데스윙은 모두 티탄의 도구였네. 이 망치로 데스윙을 죽일 순 없더라도. 추방할 순 있겠지...

영혼방랑자 에본혼:
훌른의 이야기는 그가 카즈고로스의 망치를 손에 넣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부분은 이 동굴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봐야 합니다. 앞쪽에 마지막 화로가 우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갑시다.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시지요.

데스윙:
하찮은 필멸의 존재가 날 막을 수는 없다! 나는 대지의 수호자다!

훌른 하이마운틴:
티탄의 힘으로 너를 이 땅에서 추방한다. 대지의 수호자여!

영혼방랑자 에본혼:
그렇게 훌른은 데스윙을 심원의 영지(Deepholm)로 쫓아내고, 카즈고로스의 망치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처리해야 할 일이 하나 남아 있었지요...

영혼방랑자 에본혼:
마일라가 대부족장이 되기 전에, 먼저 환영을 하나 더 봐야 합니다. 이번 기회에 당신에게도 보여 주고 싶군요.
높은산의 혈통을 따라 대대로 전해 내려온 고대의 비밀입니다. 앞으로도 비밀이 유지될 수 있게 도와 주십시오.

마일라 하이마운틴:
그렇다면, 훌른 님은 적이 누구든 뜻을 굽히지 않은 건가요?

영혼방랑자 에본혼:
역사는 영웅의 심장을 벼려진단다. 얘야, 이것이 아버님이 너에게 보여 주려던 진실이야.

영혼방랑자 에본혼:
우리 부족은 훌른과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 어떠한 장애물에도 맞설 힘과 용기를 지닌 지도자. 지금껏 네가 증명해 보인 자질이지.
그러니 이제 네가 마지막 환영을 목격해야 한단다. 이건 훌른이 데스윙을 처치한 이후 계속해서 대부족장 사이에 전해 내려온 비밀이다.

에본혼은 알들이 있는 공간으로 마일라와 영웅을 안내했다. 그리고 과거의 환영을 보여주었다.

비늘파멸자 이그룰:
이 알들은 타락했네. 지금 파괴해야만해.

훌른 하이마운틴:
타락을 처리하는데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네.

비늘파멸자 이그룰:
수호자가 깨어나고 있어!

훌른 하이마운틴:
이 알들이 모두 살아남을 수는 없겠지. 하지만 살아남으려면 데스윙의 타락에서 벗어나야해.

훌른 하이마운틴:
조금만 더 놈들을 막아 주게. 알 하나가 깨어나려고 하네.
보게! 하나가 살아남았네. 작고 귀여운 것이. 검은 뿔도 있군.

훌른 하이마운틴:
널 에본혼이라고 불러 주마.

훌른은 강력한 적에 맞서는 용기를 지녔지만, 그에 상응하는 자비심도 갖고 있었다. 훌른의 자비로 데스윙의 자식 중 하나가 비밀리에 살아남았다.

영혼방랑자 에본혼:
훌른의 자비는 그의 가문에게 아주 오랫동안 충성을 바치는 동맹을 만들었지. 그게 나란다.

에본혼은 높은산 타우렌의 모습에서 검은 용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훌른이 에본혼이라는 애칭을 붙인 검은 용의 원래 이름은 에비시안이었다.

마일라 하이마운틴:
뭐라구요? 어떻게? 지금까지 절 속이신 건가요?!

에비시안:
마일라. 난 네가 평생을 알아 온 그 영혼방랑자란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난 대부족장을 섬긴다는 것을 기억해 주렴.
그런 만큼 이런 말을 하게 되어 무척 영광이란다. 마일라 하이마운틴. 네가 대부족장이 되었음을 선포한다. 영원토록 부족을 이끌길!

에비시안:
그 날, 망치가 날 검은용군단의 타락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었다.
훌른이 날 이 구렁텅이에서 구해 준 이후로, 나는 감사를 표하기 위해 높은산 가문을 충실히 섬겼다.
그의 후손이 하나씩 대부족장의 지위에 오르는 모습을 보는 게 내겐 영광이자 기쁨이었다.

에비시안:
마일라도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겠군.
그러니 우리도 이제 천둥 토템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남쪽으로 조금만 가면 옛 드로그바 노예의 거주지를 통해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다.
우린 그곳에 작은 하늘뿔 전초기지를 세우고, 그 무엇도 우리의 눈에 띄지 않고는 이 석실에 드나들지 못하게 했지.
그들이라면 우리가 돌아갈 수단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거다.

마일라 하이마운틴:
에본혼 님이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사실이 늘 이상하긴 했습니다. 아니, 이미 나이가 적지는 않아 보였지만, 왠지 그보다 더 많아지지는 않았다고 할까요.

마일라 하이마운틴:
이제야 에본혼 님이 제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건지 알겠습니다.
우리 부족에게는 망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지도자가 필요하지요. 두렵지만 어떠한 위협에라도 맞설 수 있는 지도자...
그대에게만 하는 말이지만, 저는 정말로 두렵습니다. 하지만 결심했습니다.
천둥 토템으로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하겠습니다.

마일라 하이마운틴:
망치가 없어도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알겠습니다. 우리 병력이 모두 집결하면, 지저왕과의 싸움을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