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Harbingers)
굴단
내가 태어난 마을을 아는 자는 이제 없다.
오크 부족장:
굴단, 이 역겨운 벌레야! 넌 지금껏 우리 부족을 거부해 왔다. 이젠 우리가 네 더러운 몸뚱이를 영원히 없애버리겠다!
굴단:
빨리 끝내라...
오크 부족장:
또! 아직도 나를 무시하다니!
원로 주술사:
그만! 나도 그간 굴단을 부족에 받아들이려고 애썼지만, 실패했어. 굴단, 이제는 내가 해 줄 게 없지만, 난 항상 네 안에 위대한 힘이 잠들어 있다고 믿었다. 정령의 옥좌를 찾아가라. 그곳에서라면 네 운명을 찾을 수 있을 테니...
오크 부족장:
썩 꺼져라, 이 괴물아! 널 추방한다. 황무지에 떨어지면 동족이 없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될 거야!
굴단:
어린 시절부터 나의 이 변형된 육체는 모두의 놀림감이자 수치였다. 난 부족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일을 할 운명이었기에 내 부족을 경멸했다. 하지만 몇 달을 홀로 굶주리다 보니, 부족이 주는 안식과 안전이 이 끝없는 고통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나를 지탱한 비통함이 날 갉아먹고,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굴단:
쇠약해진 그때, 늙은 주술사의 말이 날 깨웠다. '정령의 옥좌를 찾아가라...' 그곳에서, 모든 것을 잃고 부서진 나는 고통을 끝내준다면 그 무엇이든 섬기겠다고 했다.
정령의 옥좌에서는 정령들의 힘이 굴단 근처로 소용돌이치며 다가가왔다. 그러나 굴단이 그 힘에 손을 내미는 순간, 그 힘은 검게 변해서 굴단의 손에서 순식간에 멀어졌다. 굴단은 절망에 절규했다.
굴단:
정령들은 나를 버렸어. 하지만 그 빈 자리에서 다른 목소리가 속삭였다.
굴단의 앞에서 녹색 불꽃이 피어오르고 어디선가 거친 목소리가 들렸다.
굴단...
굴단:
그들은 나를 찾아와 선물을 주었다. 그 대가로 나는 그들의 분노를 불러오는 전령이 돼야 했다...
(They had come to me to offer a gift. In return, I would become the harbinger of their fury)
원로 주술사:
굴단?!
오크 부족장: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돌아오느냐? 너의 부족의 품으로 들어오는 건 꿈도 꾸지 마라!
굴단:
내 부족이라고...? 내게 부족 따위는 없다!!! 다시는 이 세계에서 목숨을 구걸하며 무릎 꿇진 않겠다. 그 대신, 내 손으로 만든 세계를 내 앞에 무릎 꿇릴 테다.
굴단은 이글거리는 녹색 불꽃을 불러내 부족민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굴단에게 정령의 옥좌로 가보라고 한 원로 주술사 앞에 섰다. 공포에 떠는 주술사에게 굴단이 말했다.
굴단:
고맙다... 내 운명을 찾았어.
굴단은 자신의 부족과 마을을 모두 불태웠다. 그의 손에는 원로 주술사가 들고 있었던 나무 지팡이가 들려 있었다. 주술사의 지팡이에는 녹색 지옥마력으로 희미하게 빛나고 굴단의 눈동자는 분노의 붉은 빛으로 번쩍이기 시작했다.
내가 태어난 마을을 아는 자는 이제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다.
(No one living has heard of the village of my birth. And no one. Ever. W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