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스토리에 대한 평가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와우 스토리에 대한 평가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첫 번째,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게임의 플레이와 게임의 스토리를 구분하지 않는다.
스토리 내의 인물의 중요성을 게임에서 레이드에 나왔는지, 던전에 나왔는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얼마나 멋지게 나왔는지로 판단한다.
게임의 스토리가 엉성하다고 말하지만, 스토리를 구성하는 텍스트, 텍스트 사이의 간극, 인물 간의 갈등 구조를 고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쉽게 스토리에 대한 성토는 파워밸런스의 혼란으로 넘어간다.
극심한 경우는 시네마틱으로만 스토리를 중요한 분기를 구분한다. 인물의 동기와 맥락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결국 시네마틱의 모습이 전부가 된다.
또, 극단적이고 희화화된 요약으로 스토리를 이해한다. 대부분은 인물에 대한 평가절하와 비하로 이어지는데, 와우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스토리를 갖고 있어서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게 된다.
두번째, 전지적 작가 시점을 갖고 있다.
사건을 이해할 때, 인물이 플레이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예측하고 있으며, 플레이어가 플레이한 캐릭터 역시 같다고 생각한다.
인물이 위기에 처했을 때, 캐릭터가 사용하는 게임의 능력이 인물이 능력과 같다고 생각한다. 인물의 행동은 세계관과 상황의 제한을 받는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는다.
상황과 힘의 역학에 따라 선택할 수 없는 결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인물도 플레이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알고 있고, 게임 캐릭터처럼 세계와 상황에 독립적인 능력을 갖고 있어서, 난관에 봉착하는 상황을 공감하지 못한다.
플레이어는 퀘스트의 수락과 관망을 통해서 이 과정을 지켜보는데, 와우는 캐릭터 중심의 스토리가 아니라 세계관을 다루는 스토리라서 하나의 캐릭터가 볼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되어 있다.
세계를 알기 위해서는 다른 진영과 다양한 직업을 플레이해서, 세계의 모든 부분을 알아야 한다.
세번째, 윤리적 문제에 무감각하다.
인물은 플레이어하는 캐릭터와 달리 정서적인 한계와 선택의 어려움이 있기 떄문에 양심에 괴로워하거나, 정서적 고통에 절망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물이 성향이 바뀌거나, 플레이어가 이해하기 힘든 결정을 하기도 한다. 인물은 플레이어에 몰래 음모를 꾸미거나, 플레이어를 기만하거나, 이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선한의 의도를 갖지만, 악한 결과를 불러오기도 하고, 악한 의도에 이용되기도 하지만 그 의도를 극복하고, 선한 결과를 내기도 한다.
또 어떨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을 타개하기도 하고, 막다른 상황에 몰리기도 한다. 플레이어는 캐릭터가 선한 행동을 할지 악한 행동을 할지 결정할 수 없다.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보면, 플레이어가 플레이하는 캐릭터는 이타적이고, 자기 희생적이며 작은 도움을 거절하지 않고, 항상 그 부탁을 들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플레이어의 윤리관이 캐릭터와 부합하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약탈자로, 장신구를 모으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욕망의 화신이기 떄문이다.
게임의 스토리는 윤리적인 문제를 던지지만, 그걸 수용하는 플레이어의 목적은 스토리에 참여하여 윤리적인 고민하는 것보다 시네마틱과 플레이의 보상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첫번째 문제가 더욱 강화된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게임 내의 윤리적 문제를 게임 외부의 PC나 다양성 존중에 대한 문제로 확대해서 작가들의 윤리적 편향이 스토리에 문제를 일으키긴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지적은 전체 스토리를 PC냐, 아니냐의 관점에서만 판단하는 편향을 불러온다.
문제 해결을 위한 와우의 노력
플레이 과정과 스토리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와우는 스토리의 전달을 위해서 여러 가지 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가장 먼저 퀘스트의 지시문이 한 페이지를 넘지 않게 제한되고 있다. 부가적인 스토리 전달은 읽을 수 있는 퀘스트 아이템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플레이 화면에 대사를 인물의 초상화와 함께 오버레이 하거나, 인물간의 대사를 늘리거나, NPC가 안내 투어를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아예 인물간의 진지한 대화를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대사를 듣는 선택지를 넣기도 했다.
게임 내의 회색 아이템에 짧막한 텍스트를 넣는 방식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인물의 갈등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각 확장팩 사이에 이전 확장팩을 요약하고, 새로운 스토리로 이어지는 소설을 출간하기도 했지만, 책을 읽지 않는 경우가 많기 떄문에 전체 공개로 오픈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도입되었고, 소설이 출시되어도 기본 게임의 스토리의 배경과 캐릭터의 심정을 좀 더 자세히 묘사해서 동기를 부여를 강화하는 정도로 조정되고 있다.
의도적인 플레이 정지 상태를 퀘스트 내에 많이 넣고, 중요한 정보는 플레이를 잠시 멈추게 하거나 이동 시간 동안 설명하거나 인게임 시네마틱도 활용한다.
인게임 시네마틱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부분으로 미리 렌더링 되어 있는 시네마틱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게임 플레이와 쉽게 연계되는 영상을 많이 삽입하고 있으며, 이 시네마틱에 플레이어가 플레이하는 캐릭터를 나오게 해서 상황에 몰입시키려고 하고 있다.
확장팩 대격변 이전에 플레이는 위대한 영웅을 관찰하는 것이었지만, 대격변 이후부터는 플레이어가 와우의 세계를 구하는 영웅이기 때문에, 다른 NPC를 우러러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NPC의 갈등과 좌절을 공감하는 구조로 가고 있지만, 이 사실을 깨닫는 플레이어는 앞으로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 스토리에 대한 비평의 차이
보통 이런 이해와 공감의 역할을 비평가나 게임 매체에서 해주어야 하는데, 국내 환경은 스토리 요약과 공략에 집중된 형태이다. 외국의 경우는 여러 비난을 하는 매체도 많지만 기본적인 스토리를 해설하고, 다음 스토리를 계속 예측하거나 분석하는 유튜버나 게임 잡지가 많기 때문이다. 와우헤드와 협업하는 Nobbel87을 비롯하여 Lore와 스토리를 직간접적으로 다루는 유튜브 채널이 70개가 넘게 있다. 와우에 대한 영문 위키에는 거의 모든 퀘스트와 퀘스트와 연계된 NPC의 대사, 스토리, 설정이 작업된다.
레딧이나 와우 포럼을 보아도 비난이나 밈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내 팬들이 느끼는 다중우주 혹은 평행우주 문제나 죽음과 영혼의 문제에 대해서 근거가 있는 토론이 있고,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게시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