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설정들

시초자와 메디브

크라그 2020. 12. 22. 05:55

개인적인 스토리 추측입니다.
군단을 하지 않은 분들에겐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나중에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추측이 틀리면, 이 글은 폭파됩니다.

카드가는 놀라운 지식을 알고 있다.

군단을 플레이하다가 보면, 스토리가 갑자기 점프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어떻게 그걸 알아? 하는데, 설명이 마땅치 않은 부분이 2군데 있습니다.

첫번째는 제라의 심장입니다.

제라는 시초의 나루로 자신의 심장에 투랄리온의 전언을 담아 아제로스로 보냅니다.
제라를 통해서 아제로스를 침공한 군단과의 싸움이 가진 스케일이 커집니다.

그런데 제라의 심장이 아제로스로 올 때까지만 해도, 카드가는 제라의 심장을 여는 방법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엑소다르의 오로스가 파괴된 후, 무려 책을 찾아서 나루의 심장을 여는 방법을 알아냅니다.

"내가 빛의 심장을 여는 "열쇠"를 발견했는지도 모르겠소.
고대 우주론을 설명하는 책들을 살펴보던 중이었는데, 우연히 시초의 나루가 빛과 어둠의 질서가 잡히는 과정에서 엘룬의 손에 만들어졌음을 나타낸 문구를 발견했소.
엘룬이 실제로 제라를 만들었다면, 엘룬의 눈물을 사용하여 빛의 심장에 담긴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지도 모르오.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어차피 잃을 건 없으니...
달라란에서 다시 만납시다. 엘룬의 눈물을 준비해 놓겠소."

엘룬의 눈물이 열쇠였습니다. 엘룬의 눈물은 창조의 기둥 중 유일하게 던전에 안가도 얻을 수 있습니다.
엘룬의 눈물을 얻으면서 엘룬이 판테온의 피조물에 만들어진 위상, 이세라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제라를 만나서 자기 소개를 듣는데~

"나는 제라. 우주의 거대한 정렬이 일어나는 동안 여기서 벼려진 첫 번째 나루다."

카드가가 읽은 책의 말이 맞습니다.
그럼 여기서 생각을 해보면, 게임 세계관에서 우주의 시초에 대한 책은 누가 쓸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책은 어디서 얻을 수 있는 걸까요?
일단 아제로스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두번째, 카드가의 지식은 실리더스에 박힌 살게라스의 검에 담긴 힘을 제거합니다.
마그니가 아제로스를 돌아다니며 살게라스의 검에 담긴 나쁜 무언가를 제거할 방법을 찾습니다.
마그니는 고대 현자, 드루이드, 주술사, 용, 티탄 수호자를 만나는데 다 모릅니다.
하지만 카드가는 알고 있습니다.

"카드가가 오래된 책 몇 권을 살펴보더니 방법을 하나 생각해냈지."

책에서 말이죠. 아니 대체 이런 책은 어디서 구하는 걸까요?

카라잔과 메디브

카드가가 책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카라잔 뿐입니다.
카라잔은 굉장히 독특한 곳으로 게임 세계관에서 영혼과 죽음, 비전 마법이 섞여 있는 곳입니다.
유물 무기를 통해서 카라잔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데, 카라잔 주변 지역에는 굉장히 많은 영혼이 모여 있었습니다.
군단의 악마, 사타이엘은 아제로스의 동부왕국으로 와서 엄청난 학살을 저질렀습니다.

"수천 년 전에 살게라스는 사타이엘에게 울타레쉬를 주면서 훗날 저승바람 고개라고 불리게 된 곳에서부터 군단에 반기를 드는 자들의 영혼을 거둬오라고 명령했습니다.
저승바람 고개가 예전에 무슨 이름으로 불렸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대부분은 아예 그 생각을 피하겠지요.
수많은 트롤이 이곳에서 계획적으로 학살당했고 울타레쉬는 이들의 영혼을 집어삼켜 더욱 힘을 키워갔습니다.
울타레쉬는 이곳의 모든 생물이 죽을 때까지 영혼을 흡수했습니다."

"위대한 울타레쉬가 창조한 폐허는 영광스러웠다. 대지는 무덤이 되었다. 어딜 가나 황폐해졌고, 부패했고, 파괴되었다.
단 한 곳을 빼고 말이다. 우리가 치른 의식의 폭발적인 힘은 대지에 커다란 분화구를 만들었고 그곳에서 이상한 기운이 발산되며 마법의 넥서스(magical nexus, 마력 융합체로 번역)가 생겨났다. 나는 낫보다 더 강력한 힘의 원천이 탄생했음을 직감했다."

나중에 에이그윈은 아제로스를 지나는 마법의 지맥 집결점(nexus of magical ley line) 위에서 알루네스의 모든 잠재력을 발휘한 에너지를 끌어내서 그녀 주변의 현실을 비틀고 움직여서 카라잔을 만들어냅니다.

이후, 살게라스는 메디브를 손에 넣지만, 메디브는 친구들에게 의해 죽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에이그윈에 의해 부활하고, 많은 사건을 거쳐 군단에서 카드가와 다시 만납니다.
다시 돌아보면, 군단 오프닝 전 애니메이션에서 카드가는 계속해서 지식을 찾아해매고, 카라잔으로 여러번 돌아옵니다.

전략가로서 메디브

군단 이전의 이야기에서 되살아난 메디브는 워크래프트3부터 비범한 활약을 보여주는데요.
메디브는 강력한 수호자였지만, 직접 싸우지 않습니다.
대신 메디브는 전략가처럼 활동합니다. 군단에 맞설 자들을 찾아내고 그들을 체스의 말처럼 움직여서 아키몬드를 막아냅니다.
다시 찾은 카라잔에서도 메디브는 카드가와 만나 알듯모를듯한 말을 많이 해줍니다.

카라잔의 책과 어둠땅

그래서 이렇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메디브의 영혼은 죽어서 어디론가로 가서 어떤 일을 겪었겠죠.
메디브의 캐릭터는 워크래프트1을 일으킨 악당에서 워크래프트3의 승리를 이끈 영웅으로 변했습니다.
워3의 메디브는 마법사보다는 전략가처럼 움직입니다.

카드가가 읽었다는 책은 필멸자의 지혜를 넘어선 것이 많습니다.

어둠땅을 보면, 각 성역은 나름의 기록을 남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말드락서스와 승천의 보루는 엄청난 양의 기록을 축척했죠.
말드락서스는 우주적인 힘과 싸운 승리의 기록을 남기고, 승천의 보루는 영겁에 걸친 필멸자의 역사가 쌓여 있습니다.

그렇다면, 카드가가 카라잔에서 읽은 책은 어둠땅에서부터 온 것일지도 모른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메디브는 좀 수상합니다.

실종된 시초자와 메디브

개인적인 추측으로 시초자가 어둠땅에서 다른 이들을 움직이는 행동이 메디브와 비슷합니다. 시초자는 경고와 전언을 엄청나게 해주지만, 정작 본인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메디브의 설득과 제안이 군단을 물리치는 열쇠가 된 것처럼 시초자의 전언은
각기 활동하던 어둠땅의 영역이 연합하게 하고, 나락의 간수가 끼치는 위협을 인식하게 합니다.

저의 추측은 메디브가 어떤 식으로든 시초자와 엮였고, 그렇게 어둠땅의 지식 일부가
아제로스를 구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것이고
더 막나가면, 메디브를 통해서 시초자가 필멸자의 세계에 개입했고, 그래서 실종상태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