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번역에 대한 생각

이상한 와우 번역, 용어

크라그 2020. 12. 4. 10:46

와우 16년째 하는데, 가끔 번역을 보면 아리송할 때가 있다.
애매한게, 영어로 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훨씬 나은데, 스토리를 자세히 보면 굉장히 어려워지게 된다.

심판관

아비터(Arbiter) 대부분의 게임에서 중재자로 번역된다. 번역자가 직접 게임을 해보지 못하기 떄문에, 그럴 수도 있는데, 실제로 아비터가 하는 일은 심판이 아니다.
아비터가 하는 일은 각 영역에 맞는 영혼을 분류해서 보내주는 것이다. 오리보스를 중심으로 한 어둠땅의 질서는 나락으로 가는 영혼을 줄이는 것이다. 영혼을 보낸 만큼 각 영역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재자의 역할은 실재로 영혼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아비터는 영혼의 기억을 보고 적합한 영역을 배정해주는 것이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마지막 심판은 데나트리우스가 집행한다. 그래서 아비터가 심판을 내린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영지 관리인

영혼이 승급한 것이 아닌 레벤드레스의 첫 번째 벤티르 중 하나이며, 데나트리우스가 메달을 부여한 탐욕의 수확자이다. 그런데, 영지 관리인이라는 하인이나 집사같은 명칭을 가지고 있다. 영어로는 큐레이터(The Curator)다. 이걸 영지 관리인이라고 하니 좀 격이 깎인다. 큐레이터의 어원은 '보살피다'는 뜻의 라틴어인 '큐라레(curare)'로, 'care'의 유래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큐레이터의 역할은 관리와 연구다. 그러니까 기록 관리자 이런 걸로 번역해도 되었을 텐데, 기록과 전혀 관련이 없는 영지 관리인이 되어 버렸다.
여러 가지 기록을 연구하기 때문에 나락 방랑자의 영혼과 묶을 경우, 나락을 탈출할 수 있다는 지식도 알고 있었다. 덤으로 수확자도 일종의 직책이라서, '거두는 자' 이렇게 번역해도 좋았을 것 같다.

'~살이'

예를 들어 군단에는 '~살이'가 등장하게 되는데. 이게 '~borne'이다.

  • Highborne - 명가
  • Nightborne - 나이트본
  • Felborne - 지옥살이
  • Scaleborne - 비늘살이

군단의 이야기의 흐름을 보면, 명가에서 나이트본이 갈라져 나오고, 거기서 지옥살이가 다시 갈라진다.
어둠땅에서는 나락살이가 나온다. 그럼 왠지 Mawborne 같다.
한국어 번역에서는 '~살이'는 악당이 된 인물들을 표현처럼 보인다. 하지만...

Mawsworn 이다.
Mawsworn - 나락살이
Stoneborn - 돌숨결
Scalesworn - 비늘신도


그리고, Forsworn이라는 자들이 있는데, 이 번역은 '이탈자'다. Forsworn 들이 결국, Mawsworn 이 되는 것이 보루의 이야기 흐름이다.
그런데 레벤드레스에 가면 평소엔 석상이다가 필요한 때가 되면 살아나는 돌로 만들어진 종종, '돌숨결'이 있다. 이들은 Stoneborn 이다. 돌살이가 아니다. 또 레벤드레스에 '진흙살이 누르가쉬'가 나오는데, Nurgash Muckformed 이다. 어렵다.

확장팩: 용의 섬에 보면, 용혈족이 나오는데, 이때 용기병과 용혈족은 '비늘신도'에 속해있다. 'Scalesworn'이 비늘신도로 번역되어 있다. 그런데, 웃기는 상황이 생긴다.

'-Sworn'이 번역이 까다로운데, 게임의 분위기를 살리면 '서약자'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확장팩: 용의 섬에서는 Otah Stone이 서약의 돌로 번역되어 있다. 번역 정책이 '~의'를 안 쓰는 건 이미 진작에 버렸다. 그래서 서약자를 쓸 수가 없다. 찾아보니까 이런 번역에 예민한게 성경 번역인데, 맹세와 서약과 맹약을 세심하게 구분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걸 '맹약자'해야 한다. 왕좌의 게임의 작가의 다른 책에서는 '서약'으로 번역했다. 번역은 섬세한 작업인데, 이렇게 번역하면 AI가 더 낫겠다.

승천과 관련된 표현

자, 그러면 aspirant는 열망자인데, 이들이 목적의 길에서 이탈하면 뭐라고 할까요? Forsworn aspirant가 있긴 하다.
이들의 번역은 당연스럽게 '이탈자 열망자'가 된다. ㅎㅎㅎㅎ...
첫 번째 존재 키레스티아(Kyrestia the Firstborne)은 첫살이가 아니라, 첫 번째 존재라고 한다.

승천의 보루의 승천과 관련된 표현

와우에서는 육체의 불완전성과 선과 악의 경계에 대한 주제가 있다. 불완전하고 힘과 욕망에 쉽게 굴복하는 존재인 필멸자들은 구원과 승천을 바란다.

  • ascended - 승천의 보루에서 승급한 승천자
  • ascendant - 정령의 길을 따르던 주술사가 정령의 힘으로 승천하는 것

aspirant들은 열심히 수련하고 명상해서 승천한 자가 되는데, 와우의 현세에는 승천자가 있다. aspirant는 ascended가 되고, 주술사와 관련된 승천자는 ascendant이다. 영어는 잘 모르겠지만, 미묘하게 뜻이 달라 보인다. 개인적으로 와우 현세에서 승천이라는 뭐랄까 필멸자로서 죽는건데, 어둠땅은 사후 세계라 또 승천하면 이상하다. 퀘스트에 따라 둘 다 승천자다. 참고로 늑대 정령은 엘리멘탈이 아니라 Spirit Wolf 다. 그래서 주술사와 관련된 퀘스트 중에 영혼의 세계라고 하는 번역이 있고, 영혼의 세계라고 하는 번역이 공존한다.
승천의 보루에는 용장이 있는데, 용장은 파라곤(Paragon)의 번역이다. 이건 기존 확장팩: 판다리아의 안개에서 사마귀들이 사용하는 파라곤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사마귀 족의 용장은 각 시대에 가장 강력한 개체를 보존해서 미래의 전쟁으로 보내기 위한 파라곤이다. 하지만 승천의 보루에서 파라곤은 키레스티아가 정한 길을 아주 훌륭하게 따르는 모범과 본보기인 존재다.
어둠땅에서 나락은 Maw인데, 군단에서 헬리아가 지배하는 영혼의 아귀가 Maw of Souls 이다. 영혼이 갇히는 곳이라는 뜻에서 Maw이 쓰인다.
오리지널 부터 한 사람은 검은바위나락은 Blackrock Maw인가 하겠지만,
검은바위나락은 Blackrock Depths다. 검은심연의 나락은 Blackfathom Deeps다.

백인대장

승천의 보루에서는 일종의 골렘, 혹은 로봇인 백인대장들이 등장한다. 집정관, 천무관 이런 용어를 쓰면서 백인대장은 왜 백부장이라고 안하는지 모르겠다. 미국 장르만화나 SF영화에서 센츄리온은 엘리트 병사 혹은 사이보그로 나온다. 유명한 미드인 '배틀스타, 갤럭티카'에서 센츄리온이라는 로봇 종족이 나온다.
센츄리온 Centurion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 네미스 - Mnemis - 네미스(영어 사전에 없는 단어, 게임 내에서 제련 장인 미카니코스가 만들어냄)
  • 팰렁스 - Phalynx - 스라수호기
  • 프레이터 - Praetor - 천무관(영어 사전에는 집정관, 국어 사전에 없는 단어, 네이버 사전 기준), 와우 한국판 공홈 소개에는 법무관(그래서 나무위키에도 법무관)
  • 골리아스 - Goliath - 거수
  • 콜로서스 - Colossus - 거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