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땅과 영혼에 대한 이야기를 기다리며.
영혼의 순환과 와우 세계관
와우의 이야기에 대한 이해를 좀 높여 줄 수 있는 기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내용이라는 점은 글쓰기에 대한 부분입니다.
와우의 스토리가 여러 가지 갈래가 있고, 길고, 오래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큰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 변화를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우 싫어합니다.
하지만 왜 싫은지는 공감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1. 와우는 과학적인 세계관에서 시작된다.
다른 판타지 세계관과 매우 다른 구성으로 와우의 우주는 시작됩니다. 와우를 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와우는 왠지 SF 같은 느낌을 많이 받으실 겁니다. 이것은 그냥 SF의 소재를 넣은 것이 아니라 세계관에 대한 발상부터 대단히 다릅니다.
대개의 판타지에는 신에 의한 창세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신적인 인격이 있고, 그 대항마인 거대 악이 있습니다. 신이 이 세상을 창조하고 여러 신들이 각축을 벌입니다.
반면 와우는 와우식 빅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세상에 에너지가 있고, 그 에너지가 섞이면서 세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하고 극단적인 에너지가 서로 섞이면서 다양한 마법의 힘들과 렐름, 차원 등이 나타났습니다.
초기 와우는 이 설정이 매우 난잡했지만, 긴 시간 동안 개보수 되면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현실의 빅뱅, 다중우주, 초끈이론등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다중우주는 와우의 게임적인 장치와 엮여서 독특한 네러티브를 만듭니다. 와우의 세상은 어떤 시점에서 수천개 혹은 무한한 세계로 갈라졌습니다. 물리우주는 대단히 많은 세상이 존재하고, 그 세상들은 시간의 길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됩니다. 시간의 길은 무한하고, 변화하며, 여러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시간의 길을 건너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여러 차원들이 있습니다. 이 차원들은 장막이라는 얇은 경계로 나뉩니다. 가장 알기 쉬운 곳은 뒤틀린 황천이며 이 뒤틀린 황천은 물질우주와는 다른 규칙으로 움직입니다. 또 다른 차원은 어둠땅과 에메랄드 꿈이 있고, 정령계와 검은 제국, 헬하임 같은 포켓 우주 같은 것이 있습니다.
2. 여러 개의 차원, 렐름, 우주는 영혼으로 연결된다.
와우는 매우 희귀한 방식으로 마법을 설명합니다. 마법에 대해서 현실의 인문학으로 말하면, 마법은 세상을 움직이는 힘입니다. 내가 어떤 의식이나 행위를 하면, 그 대가로 세상이 바뀌거나 움직입니다. 기우제를 하면 비가 내리는 식입니다. 과학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정말 그렇게 된다고 믿었습니다. 와우는 창작물이기 때문에 이 마법이 실제로 과학처럼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다른 게임과 마법을 설명하는 방법이 다른 것은 다른 게임의 마법은 현실처럼 그냥 마법으로 존재합니다. 마법이 왜 그렇게 되는지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드물게 오래된 게임은 마법의 원천에 대해서 설명하기도 합니다. 어떤 신이 원천이라든지, 어떤 악마의 힘을 빌린다던지.
와우에는 이것보다 더 큰 범주를 제시합니다. 마법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이유는 와우의 물질우주가 비전 마법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비전 마법은 티탄이 세상을 빚을 때와 같은 힘입니다. 하지만 와우 세상에 비전 마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옥, 피, 자연 마법 같은 것이 존재합니다. 와우의 작가진은 이 마법들을 계속해서 분리하고 정의 해 왔습니다.
와우의 세상에는 항상 힘이 흐르고 있습니다. 레이 라인, 지맥이라는 이 힘은 불타는 성전의 아웃랜드부터 군단의 부서진 섬까지 보여집니다. 이 세상은 특정한 힘과 에너지의 끈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맥은 필멸자의 세상에 영향을 미칩니다. 마법의 힘입니다.
그런데 이 마법의 힘은 영혼과 관련이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마력 전쟁과 황천의 폭풍에서는 비전 괴물들이 영혼을 잡아먹습니다. 황천의 악마들은 영혼들로 기계를 돌리고, 흡수해서 힘을 강화합니다. 공허의 힘 역시 영혼을 먹습니다. 악마, 정령, 비전의 괴물들은 모두 에너지로 물질화된 존재인데, 이들이 영혼을 취합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힘의 근원에 영혼이 있다는 겁니다.
영혼은 차원을 넘어서 움직입니다. 그래서 악마들이 황천으로 영혼을 끌어가거나 헬하임의 헬리아가 영혼을 훔칠 수 있습니다. 브원삼디의 경우는 계약을 해서 영혼을 모으고 있습니다. 영혼은 보석 안에 갇히기도 하고, 잠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마법의 힘을 사용하는 자들의 영혼은 그 마법이 속한 차원에 영원히 묶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악마 사냥꾼입니다.
각 직업들은 특정 계열의 마법의 힘을 이용하는데, 이 마법들은 사용자의 문화적인 특징을 가미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특정 마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특정 직업이나 캐릭터의 성향이나 윤리관이 자연스럽게 설정됩니다. 자연 마법을 사용하면, 자연을 사랑하는 드루이드라는 식이죠. 하지만 와우는 상대적인 관점이기 때문에 이 마법마다 명암을 주었습니다. 자연 마법은 생명을 키우고 이타적으로 보이지만, 자연 마법의 반대편은 파괴적이고 약탈적인 성장입니다. 자연, 생명의 마법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끔찍한 일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이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에서 잘 드러납니다.
그리고 자연과 생명의 마법은 격전의 아제로스에서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세계관을 확장하게 됩니다. 일단 와우의 다른 힘에 비해서 미스테리합니다. 게다가 긍정적인 측면만 강조되었습니다. 격아에서 호드와 얼라이언스 플레이를 모두 해보면, 아제로스에서 드루이드 마법의 근원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드러스트바에서 초기 드루이드 마법에 대한 이야기를 쫓아가다가 보면, 초기 드루이드 마법에 갈등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육체가 생기고 필멸자가 된 후 브리쿨들은 육체를 연구하고, 그 연구의 결과로 어떤 힘을 접하게 됩니다. 이 힘은 삶과 죽음을 순환하는 과정을 알게 합니다. 그러니까 죽음이란 것은 삶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이라는 겁니다. 이 순환을 받아들인 자들은 울파르를 따르는 가시예언단이 되고, 받아들이지 못한 자들은 고라크 툴의 지배를 받습니다. 그리고 고라크 툴은 더 어두운 영역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이 갈래의 이야기는 볼진의 미스테리를 거쳐 실바나스에게 이어지게 됩니다.
3. 영혼의 순환이 산 자의 세계에 미치는 영향
제가 접힌 모든 게임의 세계관의 카테고리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캐릭터의 삶과 업적, 선과 악의 근원, 세계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와우는 '세계는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가깝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굉장히 복합적인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와우 세계관의 마법의 힘들은 끊임없이 요동치고 있고, 이 요동은 각 차원에 존재하는 자들의 움직임과 함께 역동적으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모든 영역의 움직임은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집중됩니다. 왜 이런 변화들이 생겨나는가?
격아에서는 아제로스의 영혼이 고통 받는 것을 보여줍니다. 세계의 영혼이 죽어가고, 그 영혼이 죽으면 아제로스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 위기의 시작은 살게라스였고, 끝은 느조스입니다. 누출 스토리를 보면 아제로스의 힘으로 느조스를 제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두 그룹의 존재가 와우 세계관에서 충돌합니다. 하나는 세상의 끝을 결정한 세력입니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한다. 그러므로 이 멸망에 대응해서 움직여야 한다는 세력입니다. 다른 세력은 끝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세력입니다. 플레이어는 보통 현재에 집중해서 열린 희망을 갖고 노력하는 세력에 속합니다. 플레이어는 더 강력한 적과 대치하면서 세상의 진실을 알아갑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플레이어가 아는 것보다 한 발 앞서서 세상의 진실을 알아낸 캐릭터를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 캐릭터가 실바나스입니다.
실바나스는 격아에서 배경으로 깔고 가는 것은 영혼의 힘, 영혼을 어떻게 다루는가가 필멸자의 세상에 강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아낸 캐릭터입니다. 공개된 다음 확장팩 스토리에서 영혼의 흐름은 세상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둠땅은 영혼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어둠땅은 산 자의 세상의 또 다른 반쪽으로 여러 개로 나뉘어진 사후세계입니다. 영혼은 어둠땅을 흐르면서 정화되고, 극복되고, 성장합니다. 그런데 이 흐름은 현재 완전히 깨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 문제에 실바나스와 간수가 있습니다.
간수는 어둠땅의 나락에 있고, 나락은 가장 흉악한 영혼들이 갇히는 곳입니다. 나락은 현실의 신곡 같은 곳에서 루시퍼의 위치로 간수는 현재 공개된 정보로 보면, 간수이지만 갇혀있는 형상으로 볼바르는 풀려나선 안될 존재에 대해 경고합니다. 간수가 다른 사악한 영혼들을 가두면서 스스로도 갇힌 존재라면, 대체 누가 이런 존재를 가둘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필멸자의 세상과 똑같은 문제가 어둠땅에 있습니다. 누군가 어둠땅의 영혼들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게 없다면, 말드락서스의 군대는 의미가 약해집니다.
세계관이 다시 확장됩니다. 영혼은 반드시 어둠땅으로 가서 순환을 거쳐서 다음 목적지로 가야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 이 순환 자체를 파괴하려고 합니다. 4개의 지역 이야기를 통해 문제의 근원으로 향하게 됩니다. 승천의 보루는 영혼을 성장시키는 곳인데, 여기에 이단자들이 생깁니다. 그러니까 어둠땅의 순환의 목적 자체가 오염되고 있는 것입니다. 말드락서스는 어둠땅을 지켜야 하는데, 오히려 어둠땅을 파괴할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줍니다. 오만의 영지는 혈마법과 연관이 있고, 혈마법이 영혼의 힘인 아니마를 다루는 것을 보여주면서, 죄를 정화해야 될 자들이 그 죄에 오염된 것을 보여줍니다. 몽환숲에서는 순환의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미스테리를 해결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스토리는 엔드 콘텐츠로 보이는 나락으로 갑니다. 결국 모든 스토리는 나락으로 가고, 반복 플레이를 통해서 전체 스토리를 추적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실바나스의 힘은 간수에게 간 영혼의 힘만큼 커졌다고 인게임 스토리와 인터뷰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실바나스는 장막을 파괴하고 필멸자인 영웅들이 살아있는 채로 저승에 가게 됩니다. 스토리에서 어둠땅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딱 하나, 그걸 해결하지 못하면, 산 자의 세상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 그리고 그 이상의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뿐입니다. 이제까지 와우의 지역 스토리 전개는 세계관과 매우 밀접한 형태로 발전되었기 때문에 한 단계 높은 스토리텔링을 기대합니다.
세계관과 영혼의 여행과 빛, 공허
여기서 지금까지 있었던 가장 큰 공백이 채워질 것 같습니다.
그것은 메디브는 대체 어떻게 돌아왔는가 입니다. 메디브의 영혼은 살게라스와 함께 있다가 친구들에게 죽으면서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가 메디브를 다시 불러옵니다. 다시 돌아온 메디브는 살게라스의 영향에서 벗어났고, 스랄과 제이나를 이끌어 불타는 군단을 이기게 돕습니다. 메디브의 복귀가 얼라이언스와 호드, 제이나와 스랄을 만든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또 하나의 미스테리는 살게라스가 죽인 또 다른 세계 영혼입니다. 살게라스가 죽인 세계의 영혼은 어디로 갔을까?
사후세계인 어둠땅이 나오면,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이어질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저의 다른 추정은 어둠땅의 모험을 통해서 세상을 지탱하는 힘을 보여주고, 그 이후에나 빛과 공허의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 빛과 공허는 서로 다른 목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허는 빛과 공허는 결국 하나로 합쳐질 것이라고 봅니다. 이 정도 큰 이야기면, 결국 빛의 아버지, 공허의 어머니 쯤으로 뭔가 나올 듯합니다. 모든 것은 결국 처음과 같고, 아주 큰 원을 만들 것 같습니다.
긴 기간 동안 영혼의 이야기를 강조되었습니다. 불타는 군단의 침공은 세게영혼과 살게라스와 관계가 있습니다. 시간을 본다는 아만툴은 어디까지 본 걸까요? 그의 힘을 받은 노즈도르무는 시간의 끝에서 끔찍한 미래를 봤다고 말합니다. 아만툴도 그걸 알고 있었겠죠. 판테온 중 이오나는 티탄이면서 에메랄드 꿈과 큰 연관이 있습니다. 와우의 물질우주를 채우는 영혼들은 어디서 왔을 까요? 그리고 살게라스의 성전으로 죽은 영혼들의 운명은? 당연히 생각이 나는 것들입니다.
연대기에 따르면 살게라스는 수많은 문명과 생명을 파괴하고, 우주 자체를 공허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게 정화하려고 했습니다. 이오나를 비롯한 판테온은 반대했고, 살게라스는 판테온이 공허를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한 편으로 공허를 받아들인 에테리얼들은 스스로 육체를 벗어나고, 영혼은 공허를 받아들여 변화되었습니다. 에테리움은 어디선가 나타나 공허를 퍼트리고 공허를 수확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어둠땅의 이야기는 끝이 아니라 다음 이야기로 가는 포석으로 놓인 것으로 보입니다. 반드시 영혼에 대한 설정을 보강해야 하기 때문이고, 그 과정이 매우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