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설정들

볼진과 잔달라

크라그 2019. 4. 22. 07:42

볼진과 잔달라

잔달라 영입 퀘스트에 등장하는 볼진

와우의 스토리 진행의 끝은 멸망입니다. 와우는 그다지 희망적인 세계관이 아닙니다. 와우는 굉장히 비관적인 바탕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시작부터 죽어가는 세상에서 살던 오크들이 살길을 찾아 아제로스로 침공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물리 우주는 살게라스의 성전으로 거의 멸종 상태입니다. 물리 우주의 반대편인 황천은 그야말로 위험으로 가득합니다. 이미 플레이어들은 시간을 넘는 여정에서 End Time을 봤습니다. 이제는 아제로스가 본격적으로 죽어가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 과정에 수상한 움직임이 많습니다.

와우에는 크게 2가지 악당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강한 힘과 지혜로 앞날을 예측하고 그 끝이 멸망이라는 사실을 알자 그걸 그대로 받아들인 자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뛰어난 능력으로도 미래를 피할 수 없으니 기꺼이 그 하수인이 되기를 선택합니다. 다른 하나는 멸망과 관계없이 궁극적인 형태를 얻으려는 자들입니다. 이들은 엄청난 힘을 흡수해서 신이 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신에게는 육체가 없습니다.

격아에서 본격적으로 죽음에 대한 설정들이 많아집니다. 드러스트 바와 나즈미르에서 깔리는데, 드러스트 바에서는 이미 죽은 자들이 경계를 넘어 돌아오려고 합니다. 기존 와우에서는 이럴 경우, 육체가 있어야 합니다. 메디브의 몸을 지배하려고 한 살게라스나 옥룡사 앞의 석상으로 다시 태어나려고 했는 옥룡이 있었습니다. 드러스트에서 생긴 새로운 설정은 석상이 아닌 나무 형체에 피와 내장을 채워 넣어서 돌아올 수 있는 육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고라크 툴은 이렇게 만들어진 육체를 이용했습니다. 반면 울파르는 꽤 오래 살았지만,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차이가 아마도 고라크 툴과 울파르가 대립한 지점 같습니다. 드러스트의 사술은 빙의, 강령 등 죽은 자를 산 자의 세상으로 불러오는 것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드러스트 바에서 죽음에서 돌아오는 것을 많이 다룬다면, 나즈미르에서는 산 자가 죽음의 영역, 저편으로 가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잔달라의 저편에는 브원삼디가 있고, 브원삼디는 계약을 해서 영혼을 모으고 있습니다. 아직 전부는 모르지만, 트롤들은 브원삼디에게 머물면, 안식을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브원삼디에게 가지 못하면, 그훈에게 삼켜지는 것 밖에 없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볼진의 퀘스트에서 볼진은 영혼의 비명 때문에 집중을 못하는데, 그훈을 죽이면 볼진은 그훈에게 속박되어 고통받던 영혼들이 풀려났다고 합니다. 이 퀘스트 라인에 깔린 이야기는 볼진의 영혼을 이 세상으로 부르거나 붙잡아두는 것이 쉬운 일 아니라는 설정입니다. 처음 부를 때, 탈란지, 가드린, 에본혼이 필요했습니다. 이 중 에본혼과 가드린은 볼진을 붙들어두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에본혼은 검은용인데도 말입니다. 가드린과 에본혼 모두 탈란지의 힘이 대단하다고 말합니다. 이후 볼진의 영혼은 자신의 죽음을 알아내기 위해 죽음과 관련된 3명의 인물을 만나는데, 이 인물들은 비슷해보이지만, 매우 다릅니다. 브원삼디는 영혼을 모으기만 합니다. 브원삼디는 볼진의 영혼을 속박하거나 끌어오지 못합니다. 리치 왕은 영혼을 얼음왕관 근처에 잡아두고 있습니다. 와우의 언데드 설정처럼 이 영혼들은 저편이나 어떤 사후세계에도 가지 못하고 묶여 있습니다. 발키르인 에이르에게 가자 뭔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에이르의 신전 가까이에 가자 탈란지는 볼진의 영혼이 강해졌고, 볼진을 산자의 세계에 붙잡아 두는 것이 쉬워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에이르는 브원삼디와 원한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에이르는 탈란지가 브원삼디의 사제라며 꺼지라고 하지만, 볼진이 나타나자 볼진이 신전에 들어올 수 있게 합니다.

볼진이 죽는 과정도 이상하고, 영혼이 다시 돌아온 과정도 일반적인 와우의 사례와 다르다면, 이것은 볼진이 일반적인 사례와는 다른 경로를 겪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죽였다가 돌아오게 하는 것은 더 이상하므로, 볼진을 죽인 존재와 다시 데려온 존재는 다른 존재여야 합니다. 브원삼디는 와우의 인물이 죽는 일반적인 사례입니다. 영혼이 되어 어디론가 가고, 그게 영혼을 모으는 자의 계략이라는 것인데, 브원삼디에게 볼진의 영혼이 없습니다. 다음 리치 왕은 돌아오는 사례입니다. 영혼이 돌아오는 가장 일반적인 사례가 강령술인데, 리치 왕이 모릅니다. 제 3의 사례가 에이르입니다. 에이르는 다른 두 인물과 달리 뭔가 알고 있지만, 명확하게 알려주진 않습니다. 알아차리지 못할까봐, 이후 볼진은 계속해서 탈란지의 근처에 머물면서 계속 나타납니다.

잔달라 트롤 영입 시나리오

잔달라 트롤의 영입 시나리오에서 탈란지가 여왕이 되려고 하자, 기존의 로아를 숭배하는 자들 중에서 일부 잔달라 정무관과 샤드라를 섬기는 자들이 테러를 합니다. 그들은 브원삼디가 최고의 로아가 된 것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습니다. 반란을 진압한 후, 플레이어는 로아들이 탈란지가 여왕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브원삼디를 만나기 바로 직전에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두 로아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세스랄리스입니다. 다른 한 쪽엔 트롤 남자의 모습의 의문의 로아가 있습니다. 브원삼디는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이 로아를 브원삼디로 볼 수는 없습니다. 로아 외에 또 다른 영혼 하나가 탈란지의 즉위를 지켜보는데 그 영혼은 바로 볼진입니다.

볼진의 영혼은 탈란지의 여왕 등극 후, 실바나스와 나누는 대화를 지켜보기도 합니다. 이 대화 역시 의미심장한데, 라스타칸이 죽었을 때와 달리 탈란지는 여왕이 되자, 실바나스를 '불러'서 말합니다. '여왕'은 누구에게 무릎 꿇지 않는다며 동등한 관계를 요구합니다.

탈란지가 여왕으로 등극하는 과정에는 독특한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줄다자르에는 수많은 로아의 제단이 있고, 이 중에서 탈파락으로 가면 이름만 있는 무에잘라의 작은 제단(The Shrine of Mueh'zala)이 하나 있습니다. 줄파락의 석판 퀘스트를 하면, 킴불, 샤드라, 무에잘라라는 로아에 대한 언급이 적혀 있습니다. 샤드라와 킴불은 격아에서 자세히 나오지만, 무에잘라는 나오지 않습니다. 무에잘라는 소설인 '여행자'에 어린이 아란이 맞서는 궁극의 적처럼 묘사됩니다. 또 이 로아는 격아에서오딘의 숨겨진 이야기(군단 후반부에 스톰하임에서 개노가다를 한 전사 플레이어만 볼 수 있습니다.)에 나오는 형체가 없는 존재와 비슷하게 묘사됩니다. 로아의 이야기라는 업적에서도 무에잘라는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 석판을 보는 업적에는 현재 잔달라가 섬기는 로아에 대한 내용만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언이 등장합니다. 이 예언이 정말 쓸데없이 많습니다. 파멸의 예언자들이 던져주는 개그와 예언은 점점 늘어나서 주요 계기마다 나오고, 고대신의 부하들이 자꾸 등장하면서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이것들도 당장의 퀘스트 진행과는 별 상관없지만, 미리 맞춰보는 재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