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인의 선택과 의미
바인의 선택과 의미
가족의 의미
바인이 결국 호드를 배신하고, 데렉을 풀어줬습니다.
굉장히 복잡하고 많은 이야기를 담은 퀘스트입니다.
사울팽의 명예는 군인으로 교전규칙에 가깝습니다. 오크는 야만스러워보이지만, 상명하복의 군사문화에 가깝고, 대족장이 되면 대부분의 오크가 그 명령에 따릅니다. 오크의 명예는 대족장의 명령에 따르고, 전사와 싸우고, 민간인은 죽이지 않고, 항복은 받아주고, 포로는 고문하지 않는 겁니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사울팽의 아들은 사울팽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죽었습니다. 분노의 관문 전에 ‘아그마르의 망치’에서 사울팽은 아들에게 자신의 갑옷을 물려주고, 공을 세우게 해서 가로쉬의 독주를 막으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에게 아들을 도와달라고 비밀리에 부탁합니다.
사울팽의 편지:
용사여,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자네가 무사하다는 말이겠지. 적어도 시력은 잃지 않았다는 소리라네.
이렇게 몰래 연락하게 되어 미안하군. 아그마르가 편지라는 편지는 죄다 검열하려 해서 어쩔 수 없었다네. 사방에 널린 현상 수배 전단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배신자와 도둑들이 원체 많으니 말이야. 갓 입대한 경비병들일 걸핏하면 오해하는 문제가 하나 있네.
호드의 병사로서 패배란 절대적이지. 패배는 곧 죽음과 연결된 문제이고, 죽음이란 타협의 여지가 없으니 말이네. 오직 그들이 명예롭게 죽어갔기를 바랄 뿐이네.
하지만 승리는... 승리에는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네.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코르크론은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네. 대족장님께서는 노스렌드에서의 승리를 확고히 하고자 정예 경비병들을 보내셨지. 그들은 자네나 다른 영웅들과 함께 리치 왕과 그의 부하를 밀어붙여 필연적인 결말로 나아가고 있네. 자네가 시련을 하나씩 극복해 나갈 때마다 우리는 이 세계에서 아서스와 스컬지를 몰아내기 위한 걸음을 한 발자국씩 내딛는 셈이지.
하지만 거기에는 모순된 점이 하나 있다네. 자네도 알다시피, 노스렌드에 있는 우리 군대는 젊은 헬스크림의 원조를 받으며 움직이고 있네. 승리의 함성 하나하나가 이곳의 호드뿐만 아니라 아제로스 전역의 사기를 드높이는 역할을 하지.
그러기에 헬스크림이 이런 야만적인 전술을 동원하다는 일이 유감스러울 뿐이네. 승리가 가까워질수록 헬스크림은 이런 수단을 더 쉽게 정당화할 테고, 그럴수록 우리는 오랫동안 멀리해왔던 곳으로 다가가게 되네. 어둠의 영역 말일세.
분노의 관문에 있는 부대를 지휘하도록 내 아들을 파견했네. 그 녀석은 틀림없이 명예를 앞세워 싸울 것이고, 나는 우리 군대가 그의 용기와 불굴의 의지를 본받아 싸워주기를 바랄 뿐이네. 그 아이는 내가 갈 수 없는 곳에서 내 심장과 힘이 되어 싸워주는 셈이지... 자네가 내 눈과 귀가 되어 주었으면 하네. 우리가 함께 한다면 모든 일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네.
피와 번개... 자네가 도착함으로써 그 두 가지 가호 또한 함께 내려지길 빌겠네.
사울팽
그러나... 사울팽의 아들은 아서스의 죽음의 기사가 되어 버렸죠. 그러니까 사울팽은 자신의 아들이 죽은 것에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제칸을 만나면서 자신의 아들이 드라노쉬 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호드가 자신의 아들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직접 나서기로 합니다.
바인 역시 명예 때문에 실바나스를 배신합니다. 바인의 명예는 조상과 선조 그리고 죽은 이들에 대한 존중입니다. 물론 바인도 볼진과 마찬가지로 호드는 가족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 관점에서 실바나스의 행동은 바인의 양심과 가치관에는 맞지 않는 겁니다.
볼진:
호드는 가족일세. 그 어떤 역경 속에서도 가족은 서로를 돕는 법이지.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잖는가?
헬스크림은 호드를 가족이라 생각하지 않네. 애초부터 그랬지. 그가 원하는 것은 힘뿐일세. 마치 방금 어둠의 문을 통과한 듯한 사고 방식을 지니고 있지.
<저 멀리를 바라보는 볼진>
우리는 그에게 맞서고 있네. 함께. 여기서. 바로 지금.
그렇지 않으면 가로쉬는 우리를 짓밟을 걸세. 한 명이 쓰러지면 다음 한 명을. 그리고 또 한 명을. 내가 얻은 상처가 그 증거일세.
누구를 신뢰하는가, 누구를 믿겠는가? 헬스크림인가? 아니면 가족인가?
바인은 이미 볼진과 함께 대족장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번엔 그 짐을 혼자 짊어지게 됩니다.
데렉을 프라우드무어에게 돌려주면, 결과는 명확합니다. 바인은 실바나스에게 죽거나 그보다 심한 꼴을 당하게 될 겁니다. 어쩌면 타우렌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바인은 데렉을 되살리고 고문하는 것을 두고 볼 수도 없었습니다.
볼진은 호드가 '가족'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족을 전쟁터에 세우고, 가족을 탄압하고, 가족을 죽일 수는 없는 겁니다. 이제부터 8.1.5의 이야기는 모두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가족에 대한 생각은 호드를 넘어 얼라이언스까지 이어지는 일종의 끈이 됩니다. 죽자 사자 싸우는 ‘호드와 얼라이언스는 과연 다른가?’가 이 퀘스트 내용에 들어 있습니다.
퀘스트를 통한 이야기의 흐름을 보겠습니다.
실바나스는 다자알로가 얼라이언스의 공격을 받고, 라스타칸이 죽은 것에 대한 복수를 하려고 합니다. 실바나스는 탈란지 공주의 가족에게 죽음을 주었으니, 프라우드무어 가족에게도 '죽음'을 주려고 합니다.
밴시의 비명호에 모이시오. 프라우드무어 가문에게 라스타칸의 목숨값을 톡톡히 치르게 만들 계획이 있소."
얼라이언스의 인간은 언데드가 된 인간을 혐오합니다. 그래서 데렉 프라우드무어를 되살리고, 데렉의 정신을 고문합니다. 왜냐하면 포세이큰으로 되살아나도 프라우드무어 일족과 싸우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토마스 젤링은 가족을 곁에 남아있기 위해 포세이큰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젤링의 가족은 '변해버린' 그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를 괴물이라고 했죠. 그를 가족으로 받아주고 돌봐준 것은 비슷한 처지의 릴리안 보스입니다. 릴리안은 남몰래 젤링의 가족이 정착해서 살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합니다. 릴리안 역시 포세이큰이 된 후, 가족에게 버림받았던 과거가 있습니다.
이것을 두고 볼 수 없었던, 바인은 젤링과 함께 배를 몰아 파괴된 테라모어로 갑니다.
테라모어는 결정적으로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관계가 무너지고, 그와 동시에 제이나가 무너진 곳입니다. 가로쉬의 폭탄은 도시만 파괴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제이나는 되살아난 데렉을 보자 분노합니다. 대사의 번역이 좀 아쉬운데... 의역하면 이렇습니다.
호드는 테라모어를 터트려서 날 배신하더니, 당신까지 실바나스의 역병으로 만든 꼭두각시를 데려와서 또 나를 배신할 셈이냐?"
그런데 실상은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돌아온 데렉이 말합니다.
"I'm still your brother, Jaina, for as long as stars do shine."
'별들이 반짝이는 한, 나는 너의 오빠다.' 별이 반짝이는 한은 쿨 티라스로 가는 제이나의 꿈에 나온 델린이 어린 시절 제이나에게 해주던 말입니다. '별처럼 빛나는 나의 제이나'... 이 말은 데렉이 기억하는 제이나의 과거이기도 하고, 제이나의 가족에게 비극이 없던 시절, 가족끼리 행복하던 시절을 담은 말이기도 합니다.
이 퀘스트가 있기 전 캐서린과 제이나가 보랄러스의 그리핀 타는 곳 옆에서 테라모어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는 씬이 아주 잠깐 있습니다. 왜냐하면 데렉의 귀환 시네마틱에 앞서서 제이나가 테라모어의 아픔을 극복하고 테라모어에서 죽은 다른 사람들의 가족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인은 이제 명백하게 실바나스가 이끄는 호드를 배신했습니다. 제이나는 바인이 치를 대가가 매우 끔찍할 것이라는 것을 잘 이해합니다. 본인도 비슷한 선택을 했기 때문입니다. 전쟁은 증오의 고리를 만들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인은 자신을 지키는 선택을 했습니다. 이 때까지는 전쟁이 도시를 불태우고, 와우 세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올바른 가치를 모두 파괴했습니다. 전쟁은 잔인한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광기와 증오에 휘말리지 않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기점으로 제이나는 심정이 다시 테라모어 파괴 이전 상태로 다시 돌아가 안정됩니다.
이 퀘스트가 일종의 터닝포인트입니다.
이야기는 실바나스에게 돌아갑니다. 대체 무엇이 그녀를 대족장으로 만들었고, 대체 무엇 때문에 실바나스가 움직이고 있는가.
이제 나가가 해안으로 쳐들어와서 포로를 잡아갑니다. 그리고 나가는 포로들을 익사시켜 영혼을 뽑아내기 시작합니다.
나가들은 왜 영혼을 모을까요? 여기서 볼진의 퀘스트가 연결됩니다. 과연, 실바나스를 지명한 영혼은 누구인가?
그리고 스톰송 계곡에 온 실바나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느조스 퀘스트에서 나온 잘아타스를 얻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