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러스] part07 - 숙고의 시간
안토러스
숙고의 시간
아제로스로 돌아가는 길
판테온은 일리단과 함께 떠나고, 구원호에 남은 사람들은 아제로스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대마법사 카드가:
군단에 맞선 대장정은 길고 힘들었소. 세상 하나를 가로지르기도 하고,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뒤틀린 황천을 지나야 했으니 말이오.
나는 조금 지쳤소. 하지만 쉴 수는 없겠군.
마그니가 본 파멸의 환영은 뼛속 깊은 곳에서부터 오한이 느껴지오. 용사여. 이제 남아 있는 단 하나의 티탄을 지켜 내야 하오.
카드가는 마그니를 통해 알게된 아제로스의 환영에 대해 걱정했다. 아제로스는 불타는 검이 사막에 꽂히는 환영을 보여주었고, 이제 그 환영은 현실이 되어 있었다.
예언자 벨렌:
아르거스로 돌아가는 꿈을 꾸며 수없이 많은 밤을 보냈네. 달라진 고향의 모습을 바라보는 꿈이거나, 고향을 지켜 내는 꿈이었지.
<꽤 긴 시간을 침묵하는 벨렌>
결국 구원을 이룰 수는 없었군. 하지만 승리는 쟁취했네.
이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 건지는 단언할 수 없네. 하지만 이제 환영이 날 이끌길 기다리고만 있지는 않을 걸세. 안두인 국왕이 앞날의 어둠 속에 도사린 위협에 맞설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이네.
대총독 투랄리온:
마침내, 전쟁이 끝났습니다.
사실 죽기 전에 이 날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수없이 많은 전투가 있었고, 또 많은 것을 잃었죠.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듯한 눈을 하고 한숨을 내쉬는 투랄리온>
이제 천 년 동안이나 발을 디뎌 본 적 없었던 세상으로 돌아가게 되는군요.
예전 삶은 이제 까마득히 먼 과거의 일입니다.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제가 지키려 싸워왔던 모든 것의 현신이나 다름없는 아들과도 만나야 하고요.
구원자 아라토르:
부모님을 찾았어요! 마침내 뵙게 되었습니다.
<조금 불안한 듯한 미소를 짓는 아라토르>
제게 생명을 주신 두 분입니다... 지금까지의 제 삶에서는 계속 자리를 비우셨지만요. 절 안전하게 지키기 위함이었다는 것도 알고, 부모님이 얼마나 희생했는지도 압니다. 하지만...
갑자기 행복한 가족이 되는 건 불가능하겠죠. 부모님은 절 전혀 모르고, 저 또한 부모님에 대해 아는 건 이야기를 통해 전해 들은 것뿐이니까요. 서로 알아 가야 할 것들과, 치유해야 할 상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부터는 함께 해 나갈 수 있겠죠.
알레리아 윈드러너:
아라토르와 투랄리온과 함께 아제로스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심장이 뛰는군요. 제 고향의 숲을 다시 보게 된다니.
하지만...
베리사를 통해 실바나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게 됐어요. 만나는 게 무섭지만, 그래도 두 눈으로 그 아이가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야겠어요.
실바나스는 더 이상 제가 알던 여동생이 아닌 걸까요? 빛을 잃은 괴물이 된 걸까요?
하지만, 저 역시 바뀌었죠. 제가 휘두르는 힘은 절 따르던 이들의 마음 속에도 의문의 싹을 틔우게 할지도 모르니까요.
<깊이 숨을 들이쉬는 알레리아>
차분하게, 집중해야 해요. 생각할 게 너무도 많네요....
대기술병 로뮬:
저희는 구원호에 대해 잘 모른 채로 이 대장정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구원호는 저희를 무사히 고향으로 데려와 주었죠.
그러니 구원호의 온갖 강화 작업도 쓸모가 있었으리라 믿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대답하지 마십시오. 괜히 마음만 아픕니다.
함선의 기술병은 아무리 노력해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군요.
베리사 윈드러너:
알레리아 언니는 변했습니다. 언니는 제가 이해하지 못할 힘을 쓰죠. 하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제가 사랑하는 언니가 남아 있어요. 전 알아요.
실바나스 소식에 언니의 마음이 굉장히 무거워진듯합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죠... 직접 만나서 말입니다.
윈드러너 자매들은 만나야만 해요. 그리고 그게 가능할 만한 곳은 단 한 곳이죠.
대여사제 이샤나는 이제 아제로스로 돌아갈 시간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대여사제 이샤나:
아직도 여기 있네요?
<약간 놀란 듯이 바라보는 이샤나>
이제 다 끝났습니다. 집에 가세요.
<가라는 듯 손짓하는 이샤나>
가세요!
일리단의 전언
그러나 영웅에게는 남아있는 일들이 있었다. 영웅은 일리단이 남긴 알로이달 수정(Alor'idal Crystal)을 발견했다. 이 수정은 마법이 걸려 맥동하는 보석이었다. 일리단은 이 수정을 영웅에게 맡겼다.
알로이달 수정:
<마법의 힘을 내뿜는 수정이 당신을 부릅니다.
수정을 움켜쥐자 일리단이 당신을 믿고 남겨 놓은 전언이 들려옵니다.>
일리단 스톰레이지:
아르거스로 향하는 길이 열린 그 순간부터... 군단의 본거지에 내 눈길이 닿은 순간부터... 그곳에서 돌아올 일은 없으리란 걸 알았다.
어떤 운명이 날 기다리든.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풀리지 않은 매듭과... 오랜 상처만큼은 해결하고 싶군.
이 수정에는 두 가지 전언이 담겨 있다. 하나는 나의 형 말퓨리온. 하나는 티란데를 위한 거다. 이것을 나 대신 전해 주길 바란다.
내 말을 다 전하고 나면, 수정을 하이잘 산 정상에 있는 영원의 샘 가까이에 두어라.
영웅이여. 너는 내 과거의 증인이 되었다. 결말을 맺기 위해서는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
수정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영웅은 발샤라에 있는 엘룬의 사원으로 갔다.
티란데 위스퍼윈드:
제 일생 동안 세상이 찢어지는 모습을 두 번 봤습니다. 어머니 달이시여. 세번은 없길 기도합니다.
영웅:
일리단이 당신에게 이 수정을 가져다주라고 부탁했습니다.
티란데 위스퍼윈드:
수정에서 마법사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일리단 스톰레이지:
티란데... 너는 오래전, 말퓨리온의 뜻을 거부하고 날 감옥에서 풀어줄 정도로 날 믿어 줬어.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그 믿음도 사그라졌지. 내 형처럼. 넌 내 선택이 날 어둠에 빠뜨렸다고 믿게 됐어.
하지만 내가 했던 모든 일은 오직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난 그저 일시적인 방편이나 타협을 거부했을 뿐.
의심이 솟아날 때면, 하나만을 생각했다. 하나의 중심을. 널.
티란데. 넌 언제나 아제로스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줬어. 믿음과 헌신으로 말이야. 가장 어두운 시절에도 너만은 단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어.
내 운명. 내 숙명은 이제 정해졌어. 너에게 아제로스의 안전... 그리고 형을 부탁한다.
형을 잘 돌봐 줘. 티란데. 너의 마음이 다른 쪽으로 기울기를 바랐던 때도 있었지만, 결국... 넌 올바른 선택을 한 거야.
티란데 위스퍼윈드:
후회로 가득하군요. 하지만 이게 정녕 그의 진심일까요.
일리단이 검은 사원 정상에서 쓰러졌을 때, 전 제 감정을 버리려 했습니다... 불신과 씁쓸한 마음이요.
그가 살아서 부서진 해변의 군단에 맞서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차마 그에게 연락할 수 없었어요.
이제 대화할 기회도 사라졌군요. 그에겐 숙명이 있는 거겠죠... 저희처럼. 용사여. 우리도 나아가죠.
티란데를 만난 영웅은 로르라실에 있는 말퓨리온을 만났다.
말퓨리온 스톰레이지:
세상이 우릴 향해 울부짖는다. 이 세상을 구하려면 싸워야 한다.
영웅:
일리단이 당신에게 이 수정을 가져다주라고 부탁했습니다.
말퓨리온 스톰레이지:
수정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는군.
일리단 스톰레이지:
말퓨리온... 우린 어머니 뱃속에서도 싸우곤 했지. 우리 삶은 갈등으로 가득했어.
형은 언제나 세나리우스 님의 가르침을 따랐지. 난... 다른 소명을 따랐고.
난 힘을 원했어... 정복이나 지배를 위해서가 아니야. 막을 수 없는 적을 막고... 아제로스를 구하기 위해서였지.
형은 절대 날 믿지 않았어... 뭐. 내 행동이 믿음직스럽진 않았겠지.
하지만, 내 운명도 정해졌으니. 우리 사이의 감정의 골도 해결하고 싶어.
군단은 사라졌지만, 새로운 위협이 생겨날 테지. 형만큼 그에 맞설 믿음직한 인물은 없어.
형은 아제로스에 잠재된 가능성을 지키기 위해 일생을 보냈지. 이제 현실의 아제로스를 지켜낼 때야.
티란데를 부탁할게. 그녀의 말을 들어. 우리 중에서 가장 뛰어나니까.
긴 여정이 우리 앞에 있어. 무슨 일이 있든. 영광이 깃들길. 스톰레이지의 이름에.
말퓨리온 스톰레이지:
내 동생은 이기적인 선택을 했다. 너무 많은 고통을 가져왔어. 동생의 죄는... 용서하기 어렵다.
하지만... 공통의 목적을 위해 함께 싸우기도 했지. 같은 목표를 위해서. 좋은 시절이었다.
그라나 과거의 회한에 잠길 시간이 아니다. 세상을 치유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
말퓨리온과 티란데에게 전언을 전한 후, 영웅은 일리단 스톰레이지가 세계의 분리 이후 만든 두번째 영혼의 샘이 있는 하이잘 산 정상으로 향했다.
일리단 스톰레이지:
영원의 샘. 감정에 젖을 생각은 없지만... 아제로스를 향한 맹세를 보여 주는 장소로는. 내가 오래전 만들어 낸 힘의 원천(font of power) 만한 곳이 없더군.
옛 추억에 잠기는 건 여기까지다. 내가 준 수정에는 두 개가 아닌 세 가지 내용이 담겨 있다. 마지막은 널 위한 거다. 용사여.
넌 아제로스를 위해 책무를 다 했다. 너의 헌신과 희생은 나와 견줄 만했지. 용사여. 이제 그 이상을 해내야만 한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지금도 적들은 새를 불려가고 있고... 어둠은 더 짙어지고 있다. 이제부터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이 세상의 안전은... 바로 너에게 달렸다.
마지막 메시지를 전한 수정을 쪼개져 영원의 샘에 가라앉았다. 호수 근처에는 일리단에게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을지도 모르는 환영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 행해진 일리단의 행동은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일리단의 수정을 영원의 샘에 가져다 놓자
만족감이 느껴집니다.
이제야 모든 일이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일리단이 영웅이었든 배신자였든...
둘 다였든, 둘 다 아니었든...
그에게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입니다.
당신처럼 말입니다.
- 안토러스
- 1. 대변자가 듣는다.
- 2. 대변자가 찾는다.
- 3. 빛의 틈
- 4. 희망의 끝
- 5. 금지된 내리막
- 6. 판테온의 권좌
- 7. 숙고의 시간
- 이전 이야기 대변자가 부른다
- 다음 이야기 상처의 땅, 실리더스와 수수께끼의 광물